[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정부가 기름값 안정을 위해 시작한 알뜰주유소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1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다음달 말까지 NH알뜰주유소 330개를 포함해서 400개 이상의 알뜰주유소가 전국 각지에서 영업을 시작하게 될 예정이다.
조은주유소(전남 화순), 섬마을주유소(경기 고양), 등고개주유소(충북 청원), 호랑이주유소(강원도 강릉), 한영주유소(전남 화순), 문경 고속도로주유소(양평방향)가 이번주 중 개소 준비중에 있어, 다음주에는 13개의 알뜰주유소가 영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특히, 이달 말까지 46개(고속도로주유소 5개), 3월 말까지 70개(고속도로주유소 10개) 이상의 자영주유소가 알뜰주유소로 전환해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부의 올해 목표인 700개 달성이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알뜰주유소 출범 후 기름값이 싼 것은 물론이고 덩달아 주변 주유소 가격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변 주유소 가격 인하를 유도한다는 도입 목적도 달성한 셈이다.
◇알뜰주유소 전환하니 매출이 뛰네!
최근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의 판매량이 전환 이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알뜰주유소 1호점인 기흥주유소의 유류 판매량이 전환 전인 지난 2~5일에 비해 전환 후인 9~12일에 110%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인근 경부고속도로(부산방향) 서울 만남의광장과 안성 주유소는 각각 15.9%와 1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서울 시내에 첫 출범한 형제알뜰주유소(금천 시흥동)도 영업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인근 주유소의 기름값이 하락하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오피넷(왼쪽)에 따르면 지난 10일 문을 연 알뜰주유소 서울 1호점인 형제주유소 판매가격은 리터(ℓ)당 휘발유 1949원, 경유 1778원이다.
현재 금천구 내 18개의 주유소 중 알뜰주유소는 두 번째로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제일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남서울주유소는 형제알뜰주유소보다 2원이 적은 ℓ당 1947원에 판매하고 있다.
김재형 형제알뜰주유소 사장은 "알뜰주유소로 전환한 뒤 하루 평균 150대 안팍이었던 차량이 300대 이상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며 "공급가를 낮추면서 종전 보다 가격를 낮춘 탓에 알뜰주유소 효과를 확실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주유소 고민.."전환해?"
15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최근까지 알뜰주유소로 전환을 신청한 주유소는 200여개에 달한다. 눈에 띄는 점은 50~60개 이상이 정유사 브랜드를 달고 영업해 온 '폴 주유소'라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올 연초까지 기름값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사은품이나 서비스보다 '주유소 가격판 자체'를 중시하는 경향이 커진 것도 알뜰주유소 전환 신청이 많아진 이유다.
한국석유공사는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권에서 현대오일뱅크가, 영남권과 호남권은 GS칼텍스가 각각 알뜰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유소 사업자가 정유사로부터 직접 구매하는 가격보다 ℓ당 40~50원 가량 낮출 수 있다.
이처럼 정부가 추진하는 알뜰주유소가 기름값을 낮추는 효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알뜰주유소 점유율이 늘어나는 사이 휴·폐업하는 주유소도 늘어나고 있어 기존 주유소에 대한 대책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