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민주통합당은 24일 4.11 총선에 나설 54명의 후보자를 확정, 발표했다. 22일 영남권 1차 공천자 40명에 이은 2차 발표다.
지난 1차 명단이 친노의 부활로 평가된다면 이날 발표된 2차 명단은 현역의 초강세가 두드러졌다.
현역 의원이 포진한 지역구 30곳 중 27명이 재공천을 받았다. 나머지 3곳도 모두 경선지역에 포함됐다. 현역 의원의 재공천률이 90%에 달해 공언했던 공천혁명, 인적쇄신은 요원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제기된 이유다.
또 참여정부 출신과 486 전직 의원들의 약진도 눈에 띄는 특징이었다.
이날 발표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대전·충남·충북 등 충청권, 그리고 강원·제주로 압축됐다. 반면 텃밭인 호남의 경우 이용섭(광주 광산을), 우윤근(전남 광양) 의원만이 공천이 확정됐다.
결국 호남의 물갈이 없이 최소한의 인적쇄신도 불가능해진 셈이다. 문제는 앞선 지역들에서 현역들이 대거 공천됨에 따라 집단반발 태세를 갖춘 호남권 현역들을 억누를 명분을 잃게 됐다는 점.
광주의 한 의원은 명단 발표 직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는 것 같다”며 “호남에만 칼을 대겠다는 것 아니냐. 아주 노골적”이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이어 “자신들 살 길은 다 터놓고 무슨 명분으로 할 지 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전남의 한 의원도 “만만한 게 호남”이라며 “명분도 원칙도 기준도 없다. 짜고 치는 고스톱도 이보다 덜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함께 아울러 갈 생각은 없고 점령군처럼 행동한다”고 비판 강도를 한껏 높였다.
같은 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정체성과 도덕성을 중시한다더니 이율배반”이라며 이날 공천이 확정된 임종석 사무총장과 이화영 전 의원의 전력을 문제 삼았다. 임 총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이 전 의원이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점을 지목한 것이다. 실명까지 거론하며 쏟아낸 비판은 한명숙 대표에게까지 이어졌다.
이에 대해 당 핵심관계자는 “18대 총선 당시 열악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았던 경쟁력 있는 현역들의 재공천과 호남 상황을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며 “왜 지금 호남의 현역 교체지수가 높은지 그 이유를 따져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반박했다.
공천을 둘러싼 민주당 내홍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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