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발효)②농어업 대책 수립해야 장기적 경제효과 기대
2012-03-14 06:01:00 2012-03-14 06:01:00
[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15일 자정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전격 발효되면서 한국의 경제영토가 넓어지게 됐다.
 
한미FTA로 단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수출·투자 등 한국경제의 거시적 지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관세철폐로 인한 물가안정 효과는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농어민 피해와 취약산업 붕괴 등 예상되는 부작용은 과제로 남아있다. 이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한미 FTA는 오히려 한국 경제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장기적 효과 확실..공정 무역조건 확보 전제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미FTA 효과는 자명하다. 단, 부작용 완화와 공정한 무역조건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10개 기관은 지난해 8월 한미 FTA로 인해 단기 GDP 증대 효과는 0.02%포인트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향후 10년간 GDP 5.7%가 증가하고 일자리 35만개가 만들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FTA를 통해서 세계 GDP의 23%, 교역규모 1000억달러를 차지하는 미국과 무관세 교역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수출 증대 또한 기대된다.
 
통상교섭본부는 "FTA가 시행 중인 칠레, 아세안, 인도 등과의 교역액 증가 속도를 보면 시행 전후 무역액이 20~30% 정도 증가한다"며 "전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겠지만 FTA 발효로 한미간 교역량은 적잖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관세가 철폐되는 주력 업종인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석유제품, 전자, 반도체 등이 가장 많은 FTA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등 거래비용이 줄고 통상마찰이 완화되면 마케팅이나 R&D 투자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한미FTA로 국가신인도가 높아지면 투자 유치 기회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가격하락 유도..물가안정에 기여
 
정부는 한미FTA가 물가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있다.
 
이번 FTA 발효로 인해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품목(농수산물 포함)은 우리나라가 9061개(80.5%), 미국측은 8628개(82.1%)에 이른다. 품목 수 기준으로 37.9%, 수입액 기준으로 55.8%가 발효 즉시 없어진다.
 
한미FTA의 관세철폐 효과를 안고 미국산 제품이 국내에 들어오면 국내 소비자들은 질 좋은 공산품과 농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장바구니 물가를 비롯한 고공행진 중인 물가로 고통 받는 서민들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국내 유통기업 250곳을 대상으로 한 대한상공회의소의  한미 FTA 활용계획 설문 조사 결과도 응답기업의 54.0%가 "FTA 발효 후 미국산 수입상품 판매가격을 내리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한미 FTA 발효 즉시 15%의 관세가 철폐되는 와인의 경우 이미 수입업체가 가격을 10% 이상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정부는 한미 FTA 발효와 함께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품목이 적지 않지만 과거 관세철폐 후에도 소비자가격이 하락하지 않았던 사례를 감안, 수입 후 가격 변동을 중점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 농어민 피해·취약산업 기반 붕괴 우려
 
그러나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농축수산업계에 대한 대책은 가장 시급한 과제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한미FTA 이후 농어민 소득은 한 해 평균 8445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대외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산업 기반 붕괴에 대한 우려도 내놓고 있다.
 
멕시코의 경우,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하면서 선진경제 진입을 노렸지만 오히려 빈부격차와 문화 종속, 공공서비스 기반 붕괴로 어려움을 겪었다.
 
전문가들은 "기업은 아웃소싱이나 임금삭감을 통한 재래적 비용절감 노력이나 비주력 업종 진출보다는 핵심 산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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