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사라져가는 박재완..'말발'이 안 먹힌다
2012-03-15 16:20:10 2012-03-15 16:20:21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이명박 정권 임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았기 때문일까. 우리나라 경제컨트롤타워 수장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존재감이 사라져 가고 있다. 박 장관의 '약발'이 거의 먹히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현 정부가 상당히 예민해 하는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내놓은 정책들도 좀처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매주 박재완 장관이 주재하는 물가관계장관회의에 관계부처 장관들이 거의 참석하지 않는 것도 이제 어색하지 않은 장면이 돼 버렸다.
 
◇ MB가 격상한 물가회의..차관 회의로 '격하'
 
15일 재정부 등에 따르면 물가관계장관회의는 정부의 최대 과제인 물가 안정을 위해 구성했다. 지난해 7월에는 이 대통령의 지시로 차관급 회의에서 장관급으로 격상됐다.
 
이 회의에는 물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부처 장관과 관세청·국세청 등의 수장이 참석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9일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는 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농림수산식품부·공정거래위원회·국무총리실만 장관이 참석하고 대부분 부처는 차관이 참석했다.
 
이밖에 매주 열리는위기관리대책회의와 대외경제장관회의 등도 각종 행사를 이유로 장관들의 참석률이 저조한 상황이다. 박 장관이 지난 9일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박 장관은 회의가 끝날 무렵 "누군가는 물가장관회의의 출석률을 체크하고 있을 것"이라며 장관들 불참에 대해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 산으로 가는 정부 정책..물가 우려 '여전'
 
물가를 잡기 위한 각종 정책들도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정부는 물가를 잡기 위해 부처별 물가관리를 담당하는 '물가안정책임관'을 차관급으로 지정하고, 지방자치단체에 물가관리 전담반을 구성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를 기록, 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싸늘하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아 상대적으로 낮은 것처럼 보일 뿐 정부 정책과는 무관하다는 분석이다.
 
유류세 인하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국제유가가 초강세를 보이며 우리경제의 위협 요인으로 부상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기름값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류세를 낮춰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만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유류세를 내려도 실제 체감하는 효과가 거의 없는데 오히려 세수만 줄어든다는 이유다.
 
유류세 인하 대신 정부가 내놓은 카드는 인근 주유소보다 리터당 100원 싸게 파는 알뜰주유소다. 그러나 이는 정부가 고유가 대책으로 '헛다리'를 짚었다는 지적이다. 알뜰주유소 판매가격이 인근의 다른 주유소보다 더 비싸기 때문이다.
 
물가를 잡기 위한 정책들을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추진한 당연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정부의 물가 관리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간연구소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알뜰주유소가 유류세 인하를 최대한 피하기 위해 홍보용 사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라며 "정권 말 레임덕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므로 조금씩 가시화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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