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정부가 지난 1월과 2월에 이어 3월 소비자물가도 3%대의 하향 안정세를 낙관하면서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3.2%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목표 달성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복병으로 등장한 국제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고, 국내 농산물 가격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등 물가 불안 요소가 곳곳에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 강연에서 "지난 1월과 2월에 이어 3월 물가도 괜찮은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유가만 더 오르지 않는다면 물가쪽에서 하락한 부문도 많아 올해 목표치인 3.2%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목표 달성이 어려운 이유는 우선 '국제유가'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일부 원유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들은 브렌트 원유가격이 향후 12개월 내에 2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유가가 더 상승할 징후들이 수렴되고 있다.
글로벌 원유 공급이 이례적으로 타이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이런 공급 부족 시나리오는 조만간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요가 증가하는 여름 드라이빙 시즌이 4월부터 시작되면 원유가격 상승을 더욱 압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물가여건도 녹록치 않다. 2월 한파와 3월 저온 현상으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물가협회가 서울 지역을 대상을 조사한 생활물가에 따르면 21일 배추(2.5kg 기준) 한 통 가격은 3000원이었다. 지난주에 비해 15.38%, 지난달 같은 시점에 비해 89.8% 오른 가격이다. 지난해 같은 같은 기간보다는 102.7%나 상승했다.
마늘과 파, 오이 등 채소류의 가격도 많이 올랐다. 마늘은 1kg당 전주보다 1460원 오른 975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고추가격도 1kg당 8.38% 상승한 1만7340원에 팔리고 있다.
오이는 150g 기준으로 1600원에 거래돼 지난주 보다는 19.4%, 지난달 같은 시점에 비해서는 14.29%,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35% 올랐다.
박재완 장관도 23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국제 유가가 초강세 수준을 유지하고, 농산물 가격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등 대내외 물가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경제 전문가들은 국내 물가 안정 기조가 약화되고 내수 침체 가능성이 현실화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설령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는데 국내 소비자물가가 3%대 안팎으로 하향 유지하는 것은 지난해 물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물가는 지표와 실제가 가장 크게 벌어질 수 있는 환경에 처해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지적했다.
체감 물가는 더욱 더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거시 안정 지표와 달리 체감도를 나타낼수 있는 지표 발굴 등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