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스페인이 제2의 그리스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스페인 신정부가 30일(현지시간) 긴축 예산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스페인의 긴축 예산안이 금융 시장 진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스페인은 유로존에서 4번째로 큰 경제규모의 국가로 부채 위기를 막기 위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6%까지 예산적자 삭감을 목표로 했지만 결국 8.5% 수준에서 멈춰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올해 GDP 대비 재정적자 목표도 당초보다 후퇴시켰다.
또 올해 실업률은 23% 안팎의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며 유로존 국가들 가운데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
◇30여년 만에 가장 가혹한 긴축안 제시하나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스페인 정부가 제시할 예산안은 30여년 만에 가장 가혹한 긴축안을 담을 것"이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스페인이 더 깊은 경기침체(리세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란 설명이다.
안토니오 가르시아 파스뀔 바클레이즈 캐피탈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 정부의 고민이 시작됐다"며 "스페인 야심찬 긴축 목표치를 제시하고 성실히 프로그램을 이행할 것이란 이미지를 심어줘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스페인의 재정긴축안 이행 여부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라호이 총리가 "2012 재정적자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재정적자 목표를 GDP 대비 4.4%에서 5.8%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뒤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금리는 현재 61베이시스포인트 상승한 상태다.
긴축안 발표를 앞두고 노조 총파업이 시작된 29일 10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13베이시스포인트 상승한 5.46%으로 나타났다. 종가 기준으로 4개월만의 최고치다.
◇스페인, 예산안 발표 앞두고 격렬 시위
스페인 신정부의 올해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29일 스페인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주요 외신은 스페인의 수백만 노조원들의 정부의 긴축안에 반발, 파업에 들어갔다는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마켓워치는 "지저분한 거리, 지연되는 열차, 버스운영 중단 등의 상황이 마드리드에서 연출되고 있다"며 "소수의 근로자만이 일을 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와 노조 측이 제시한 시위 참가 인원 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 근로자 가운데 오직 17% 만이 출근을 하지 않고 시위에 동참해다고 밝혔지만 스페인 노동조합은 "1600만~1700만명이 총파업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시위에 참가한 한 근로자는 "정부의 움직임에 화가 났기 때문에 시위를 하는 것"이라며 "스페인 정부의 긴축안은 국가 경제를 후퇴시키기만 할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해 12월말 출범한 스페인 집권 국민당 정권은 수차례 긴축 계획들을 제시하면서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다. 지난 25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는 다수 의석을 확보하는데 실패하기도 했다.
CNBC는 "긴축안을 추진하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며 "최근 시장에는 라호이 정부가 효과적으로 긴축 프로그램을 이행하기는 힘들 것이란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토마토 김민지 기자 mj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