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저축銀 예금금리..서민금융 위협
2012-04-02 17:30:30 2012-04-02 18:17:05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지난해 저축은행 구조조정 후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7개월 연속 추락하면서 규제 강화 대신 영업환경 규제 완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가 9개월째 3.25%로 동결되면서 시장금리가 안정기에 접어든 가운데 저축은행들이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예금을 경쟁적으로 유치할 요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경우 자칫 저축은행의 부실화는 물론 서민금융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기예금 평균금리 4.37%..정기적금 평균금리 5% 붕괴
 
 
2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이달 저축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의 평균금리는 연 4.37%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2일 연 5%보다 0.63%포인트 하락했다.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을 예고했던 지난해 9월에는 5%를 기록했고, 구조조정이 일단락 된 후에는 4%대로 전환해 지난해 11월 4.66%, 12월 4.58%였다. 올 1월에는 4.58%를 기록한 이후 2월 4.52%, 3월 4.42% 등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기적금도 마찬가지다. 1년짜리 정기적금의 평균금리는 같은기간 연 5.16%에서 4.95%까지 떨어지면서 연 5%대 금리가 무너졌다.
 
 
◇금융당국 규제·자산운용처 전무..경기회복시 예금금리↑
 
 
저축은행업계는 시장금리 안정기 도래와 금융당국의 규제 그리고 자산운용의 어려움이 예금금리 하락의 주된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기준금리가 9개월째 동결되는 상황에서 시장금리 역시 상승 기조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자산규모 확대를 제한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저축은행이 자산을 운용할 곳이 없어 경쟁적으로 예금을 유치할 필요가 없어진 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수개월 동안 기준금리 자체가 변동이 없는 가운데 아직까지 금리 상승에 대한 기조가 보이지 않는다"며 "최근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자산규모 확대를 안좋게 보는 시각도 예금금리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축은행의 대출은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2가지로 운용된다"며 "지금은 담보대출을 과감히 풀 수 없고 부동산경기 침체로 과거처럼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수요가 없는 것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상승 전환되는 시점에 대해 국내경기가 회복돼야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회복으로 기업의 자금 수요가 많아져 대출금리가 올라가면 예금금리가 올라갈 것"이라며 "대출금리가 올라가지 않은 상황에서 예금금리는 쉽게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저축은행 규제 완화해 살 길 마련해줘야"
 
 
문제는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하락세가 저축은행의 부실화를 넘어 서민금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있다.
 
 
저신용계층의 대출비중이 70%가 넘는 저축은행이 현재의 어려움을 견디다 못해 고사하면 서민들은 대부업체나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축은행업계와 전문가들은 저축은행의 살길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환경 자체가 규제를 많이 받는 구조"라며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입장에서 영업환경에 맞게 규제를 완화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체크카드, 방카슈랑스 같은 상품이 허용된지 3년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며 "펀드나 부동산 대출 제한, 영업권역 제약 등 복합적으로 저축은행을 규제하는 것을 어느 정도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 연구위원도 "현재 저축은행이 자산을 운용할 곳이 마땅치 않다"며 "예대마진 외에 수수료 수익 등 다른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거나 규모가 큰 저축은행은 지방은행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금융당국의 입장에서는 시중은행과 업무가 겹칠 수 있어 갈등을 야기할 수도 있다"면서도 "저축은행은 서민금융의 창구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너무 규제만 하고 영업기반을 키우지 않으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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