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6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최근 행보와 관련해 "지금은 (야권에 도움이) 안 된다"고 우려했다.
유 대표는 이날 불교방송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안 교수가 지금 야권에 도움이 되냐"고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유 대표는 "요 며칠간의 말씀은 새누리당에 좀 더 도움이 되는 발언들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이 대학 강연에서 정당보다는 사람을 보고 투표하라고 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유 대표는 "세력을 보지 말고 사람을 보고 찍어라, 대립이나 투쟁을 선동하는 사람을 찍지 마라고 그렇게 얘기하면 일반적으로 우리 유권자들이 뭐라고 이해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야권 입장에서는 대립이나 투쟁을 선동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이나 민주주의의 파괴 등을 비판하고, 대한민국을 바꾸기 위해서 현재 있는 것들을 쎄게 비판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이어 "그러면 새누리당이 그런 것을 피하기 위해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 미래를 보고 갑시다' 이런 식으로 지난 잘못을 감추고 거짓말 하고 나가는데"라며 "이런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정치적인 수사를 구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야당은 앞으로의 선택이 지난 시기의 정책에 대한 판단을 통한 것이기 때문에 지난 4년간의 이명박 정부의 실정이나 폭정에 대해서 지적 안할 수 없다"며 "이렇게 되면 사실상 의도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새누리당에 우호적인 발언으로 해석될 소지가 많다"고 경계했다.
유 대표는 "잘못된 과거를 단절을 안하고, 심판을 안하고 새로운 미래로 어떻게 나가냐"며 안 원장의 의도에 대해선 "깊이 있게 그 분을 잘 몰라서 판단을 못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유 대표는 전날 출연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안 원장을 향해 "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중립은 없다"고 말해 그의 모호한 태도를 꼬집은 바 있다.
안 원장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재선거에서 박원순 시장 당선에 큰 역할을 했었다. 5% 지지율에 불과했던 박 시장에게 단일화를 해줬으며, 선거 막판엔 응원편지를 보내 일익을 담당했다.
이후 정치와 선을 그어오던 안 원장이 기부재단과 대학 강연을 통해 정치행보를 재개한 시점에서, 유 대표가 최근 안 원장을 비판한 것은 그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원장이 4.11 총선에서도 다시 한번 야권을 위해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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