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비가 오는 궂은 날에도 불구, 중국 베이징국제모터쇼의 둘째날 분위기는 여전히 활기찼다. 1125대나 전시된 사상 최대 규모답게, 글로벌 자동차 업계들은 14억 중국인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신차와 콘셉트카를 잇달아 선보였다.
◇중국 브랜드, 대거 전시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중국 브랜드'의 약진이다.
'홈 프리미엄'을 이용해 9개의 전시장 중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E1'을 독차지한 중국차업계는 대부분 준중형차들을 선보였다. 낮선 브랜드가 대부분이었다. 그동안 중국차 업체들은 '해외차 디자인을 모방한다'는 비난을 샀지만, 이번엔 달랐다. 참신하고 파격적인 디자인의 차량은 없었지만 중국 중산층의 마음을 잡기 위해 나름 고심한 흔적들이 엿보였다.
그러나 내구성이나 승차감도 개선됐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독일에서 왔다는 한 참가자도 "디자인은 좋아졌지만 속까지 좋아졌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1850만대의 차가 판매됐고, 베이징에서는 추첨을 통해 한해 2만명만 차를 살 수 있다. 경쟁률은 35대 1에 이른다.
한국브랜드의 위상도 높아졌다.
현대차(005380) 관계자는 "10년 전 단 2000대의 차량을 판매했을 때와 달리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중국형 아반떼(현지명 랑둥 朗動)'와 신형 싼타페를 소개했다.
기아차(000270)도 '그랜드 카니발(현지명: Grand VQ-R)' 현지 발표회를 갖는 등 총 17대를 전시했다.
르노삼성차는 '올뉴 SM7'을 현지명 '탈리스만'으로 바꿔 중국에 첫 선을 보였다. 프로보 르노삼성차 사장은 "부산의 르노삼성 공장에서 만든 '올뉴 SM7'이 중국에서 '탈리스만'으로 출시되듯, 르노삼성의 차들은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프리미엄 SUV 경쟁도 치열
스포츠카 브랜드로 유명한 포르쉐는 가족이 있어도 포르쉐를 타길 원하는 고객을 위해 SUV를 만들었다. 이번 베이징모터쇼에도 글로벌 업체들의 SUV경쟁이 치열했다.
가장 눈길을 끈 SUV는 람보르기니의 '우루스'였다. 람보르기니 특유의 과감한 선, 역동적인 디자인, 600마력의 파워 등이 고스란이 녹아있었다. 콘셉트카지만 5억~6억원을 주고라도 사겠다는 수요만 있으면 양산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아우디는 'RS Q3'를 공개했다. '레이싱 스포츠'의 약자인 'RS'는 아우디 모델 중에서 초고성능 모델에만 붙여지는 이름이다. 제로백(0→100㎞/h 도달시간) 5.2초, 최고 속도 시속 265㎞의 성능을 자랑한다.
벤츠는 '뉴 제네레이션 G클래스'를 공개했다. 클래스 크로스-컨트리 차량의 대명사인 이 차는, SUV 특유의 각진 선, 벤츠 특유의 실버 메탈 색상이 조화를 이뤘다.
◇'영화에서 보던 차' 실제 공개
자동차 회사의 능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콘셉트카 경쟁도 치열했다.
현장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끈 컨셉카는 벤츠의 '스타일 쿠페'였다. 우아한 곡선 디자인에 물고기 지느러미처럼 움직이는 방향등까지 첨단 디자인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BMW는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임파서블4'에서 선보였던 전기콘셉트차 'i8'을 내놓았고 도요타자동차의 렉서스 브랜드도 'LF-LC' 하이브리드 콘셉트카를 출품해 관람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현대차의 북경법인인 북경현대가 내놓은 'BHCD-1', 르노의 'CAPTUR'는 사이드 미러 대신 카메라를 달았다. 연비 개선을 위해 사이드미러를 없앤 차량의 양산도 멀지 않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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