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오리데이에도 오리는 여전히 날지 못하나.
농협에서 오리고기 소비촉진을 장려하기 위해 지정한 오리데이(5월2일)를 앞두고 오리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최근 오리 공급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경기 불황 등으로 인해 수요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날만은 오리가 날아오르길(?) 바라는 농가의 희망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오리데이에는 특히 더 많은 소비촉진이 필요한 이유다.
1일 유통업계와 오리협회와 따르면 오리 도축 물량은 지난 1월 538만750수와 2월 566만3천277수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3%와 27.1% 늘어났다.
비수기인 2월에 월 도축 물량 실적이 500만수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가장 많았던 2010년에 450여만수에 비해서도 25% 가량 증가한 숫자다.
3월 들어서는 무려 754만2천375수가 도축이 되었으며,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62% 가량이 늘어난 실적이다. 3월 도축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리(2kg/신선육 기준) 산지 가격도 3월말 7752원에서 4월 말 현재 5900원으로 24% 가량 하락했다. 작년 1만1233원보다는 47% 가까이 하락했다.
또한 이와 같은 과잉 생산에 의해 농가에서 출하하는 오리(3kg 기준) 가격은 생산비인 6700원에도 못 미치는 4000원 중반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농가에서는 오리를 팔수록 손해가 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새끼오리 생산 마리수도 올해 1월 532만8천수와, 2월 680만6천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 80% 가량 늘어나면서 지난달 30일 기준 새끼오리 한 마리 가격은 400원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시세인 2000원과 비교해 80%나 하락한 가격이다.
이러한 새끼 오리 가격 하락은 앞으로도 당분간은 오리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오리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오리 훈제를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오리 고기 소비가 최근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오리고기 소비량이 30% 이상 감소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롯데마트에서는 1월부터 4월까지 오리 판매 동향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가량 줄어드는 등 수요는 감소 추세다.
롯데마트에서는 오리 소비 촉진을 위해 2일 '훈제오리 슬라이스(580g)'를 시세보다 20% 가량 저렴한 9500원, '양념 오리 주물럭(100g)'을 시세보다 40% 가량 저렴한 1200원에, '훈제 오리(1마리)'를 시세보다 40% 가량 저렴한 1만20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또 3일부터는 오리(1.2kg/신선육) 판매 가격을 기존 1만2800원에서 23% 가량 인하시켜 990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김환웅 롯데마트 계육담당 MD(상품기획자)는 “최근 과잉 생산으로 인해 오리 산지 가격이 급락하고 있어, 오리데이뿐 아니라 향후에도 대형마트 차원에서 오리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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