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선영기자] 제약업체들의 부진한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약가제도가 적용되기 시작했고, 기등재 의약품 약가조정으로 제약기업들의 외형 성장 정체 및 수익성 악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주가 역시, 리베이트-쌍벌제, 나아가 리베이트-약가 연동제에 의한 영업 활동 위축과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 및 특허만료 의약품 약가 인하 등과 같은 지속적인 악재에 올초 고점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분기 '실적 쇼크' 현실화..2분기도 '암울'
지난 1일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제약사는 7개 업체다. 대부분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에 따른 차액 정산과 재고조정 등으로 실적 쇼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30일 실적을 발표한
동아제약(000640)은 1분기 영업이익이 16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6.7% 줄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186억원으로 전년대비 3.97%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64억원으로 19.43% 감소했다. 약값이 평균 14%가 깎이는 전문약 부문의 타격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000100) 역시,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80억33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8.1%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270억200만원으로 9.6% 줄었다. 이는 약가인하를 앞두고 나타난 재고 조정때문이다.
종근당(001630)도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10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3%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70억원으로 37.9% 줄어들며 부진한 실적을 내놨다.
2분기 실적도 암울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4월 큰 폭의 약가 인하가 시행되며 내수 비중이 85%를 넘는 상위 업체들의 실적은 크게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 내수 시장은 현재 바닥을 향해 가고 있으며, 올해 2분기 내지 3분기가 실적 저점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며, "수출 부문에서 양호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나, 아직은 수출 비중이 미미하고, 약가 인하로 인한 내수 시장의 부진을 극복하기에는 벅찬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은 당사 커버리지 중
녹십자(006280)의 경우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반면
한미약품(128940) 등은 컨센서스를 하회 전망"이라며, "제약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최저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제약시장 침체 불가피..투자의견 '중립'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기등재 의약품 총 1만3814품목 중 6506품목(47.1%)의 가격이 인하됐다. 기등재 의약품 약가조정을 통해 건강보험 적용 의약품은 평균 14% 가격 인하가 되어, 전체 약품비 절감액은 약 1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경쟁력이 부족한 제약사들은 퇴출될 것이며 국내 제약산업 구조조정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증권가에서는 제약업종에 대해 중립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2분기 실적이 바닥으로 하반기에는 점진적인 실적 회복이 전망된다는 의견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등재 의약품 일괄 약가 인하 시행으로 당분간 국내 제약 시장은 침체가 불가피하다"며, "국내를 넘어 해외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지만, 아직은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에는 벅찬 제약업종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배 연구원은 "3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어 제약주 투자를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찬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건강보험재정 악화에 따라 정부의 규제 정책은 일관된 기조 하에 추진될 것이며 국내 제약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약가조정으로 제약사들의 실적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어두워 제약산업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차별적 접근 유효..탑픽은 '녹십자'
제약산업은 저성장 추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투자측면에서는 대부분의 악재가 반영되었고 향후 신약 R&D 중심 산업으로서 새로운 탄생이 기대되므로 경쟁력 보유 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투자가 요구된다는 시각이다.
이찬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사들의 실적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 어둡지만, 제약사 가치의 핵심은 신약 개발 능력이라는 견지에서 신약 개발 경쟁력 보유 기업 및 해외 시장 공략 가능한 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투자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동아제약과 녹십자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제약업 과제는 해외 진출과 신약이 될 것으로 보여져 LG생명과학과 녹십자를 탑픽종목으로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승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R&D, 수출, M&A 기반 중장기 성장성이 우수한 녹십자를 탑픽으로 추천하고, 약가 인하 이후 P인하를 Q증가로 상쇄하고 밸류에이션 매력을 보유한 유한양행과 종근당에 대한 관심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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