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최근 새롭게 탄생한 농협은행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벌써 업계 1위인 국민은행을 견제하며 세확장에 나섰다.
농협이 국민은행에 맞대응 하기 위해 조계종 대출 한도를 500억으로 확대키로 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오는 10일 서울 조계사에서 조계종과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전체 사찰 대출 한도를 500억으로 늘리는 게 주요 내용이다.
현재 농협은행의 조계종 여신 규모는 총 99억원 정도다.
이번에 조계종이 운전자금대출 400억원, 종합통장대출 100억원을 포함해 총 500억원 대출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종교 자체를 믿고 한도를 늘려주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을 견제하기 위한 대책이라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불교 사찰들은 특성상 지방 구석구석에 위치, 접근성 때문에 오랜시간 주로 농협은행과 거래를 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은행이 지난해 10월 조계종과 KB주거래은행 추진 협약을 체결하는 등 움직임을 본격화하면서 농협이 긴장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이번 대출 협약으로 조계종의 여신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이번 계기로 조계종과 농협은 오히려 더 두터워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 은행들이 조계종 뿐 아니라 종교단체를 포함한 여러 기관을 대상으로 영업을 넓혀가고 있다"면서도 "조계종의 농협은행 여수신 규모가 최근 크게 변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역시 조계종을 대상으로 영업을 한 것은 맞지만, 큰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워낙 개별 사찰들이 오랜 기간 동안 농협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이용해왔기 때문에 권유 정도로 큰 변화가 있을 수 없다"며 "강제성이나 특별한 혜택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과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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