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장희 위원장 "동반지수 발표, 줄세우기 아니다"
일문일답.."동반성장 문화 확산 위한 것"
2012-05-10 13:27:16 2012-05-10 13:27:42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동반성장지수 발표가 대기업을 '줄 세워' 비판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동반성장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은 10일 동반성장지수 발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특히 최하위 등급인 '개선' 평가를 받은 7개 기업과 관련해 "이번 지수의 평가대상에 오른 56개 대기업은 모두 동반성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이라며 "최하위 등급을 받은 기업들도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긴 했지만 참여하지 않은 기업들보다는 훨씬 훌륭하다"고 말했다.
 
일단 4개 등급으로 나눠 발표는 했으나, 최하위 등급 업체들이 '줄세우기', '욕보이기'라고 반발할 가능성을 감안해 무마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다.
 
◇(왼쪽)한철수 공정위 사무처장,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 정영태 동반위 사무총장
 
다음은 유 위원장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내용.
 
-당초 발표하기로 했던 등급에서 '최우수'가 빠지고 '우수' 등급으로 나왔다 . 왜인가?
 
▲최우수를 뺀 이유는 일단 복수로 최우수가 들어가면 애매해지기 때문이다. '미흡'이란 단어도 열등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포함시키지 않았다. 원래 공정위에서는 우수, 양호, 보통, 개선으로 지표를 활용 중이었다.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분류했다.
  
-공정위와 동반위 각자가 부여한 등급을 합산한 셈인데, 가령 공정위에서 우수등급 받았는데 동반위에서 개선 등급을 받은 기업이 있다면 어떻게 평가하나?
 
▲(정영태 사무총장) 지수는 정성평가와 정량평가를 크로스체크 했다. 이 과정에서 양쪽의 등급이 꼭 일치할 필요는 없다. 각각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치에 대한 고정관념은 불필요하다. 양 등급 합산 시에 1:1의 비중을 적용해 우수와 개선이 동시에 나올 경우 보통으로 책정했다.
  
-우수등급을 받은 7개 기업이 대부분 제조업체다. 이번 지수의 기획단계 때부터 업종 특성상 장기계약 위주인 우수를 받고, 단기계약 위주의 기업은 하위권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실제 결과도 그런데?
 
▲우수 등급을 받은 기업만 집중해서 보면 제조업 일변도로 볼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아니다. 제조업은 4등급 모두 다 포진하고 있다. 개선등급에도 상당수가 제조업체다. 유통업종도 양호 등급에 많이 있다. 업종에 따른 편차가 있었다는 건 기우다. 다만 좀 더 미세하게, 업종별 특성을 더 많이 들어서 보완해야할 필요성은 있겠다.
 
개선등급을 받은 기업에게 동반위 측에서 설명을 전달했다. 동반위가 지수만 발표하고 결과만 알려주는게 아니라, 개선등급 기업에게 뭐를 어떻게 개선해야할지에 대해 얘기를 했다. 동반위, 공정위 조합해서 각 기업에게 전달했다. 진단 뿐만 아니라 처방도 했다. 
 
-최하위 등급을 받은 대기업들은 뭐가 부족했나?
 
▲개별 기업 중심으로 동반위가 직접 전달하고 설명을 했다. 특정 기업을 언급하기는 어렵다. 동반위의 입장을 넘어서기 때문에 답변을 유보하겠다.
 
중소기업이 응답한 48개 문항이 있었는데 분야별로 나뉘어져 있다. 즉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대기업이 직시해주기 바라는 내용에서  다소 부족함이 있었을 것이다. 역지사지의 노력 등이 좀 부족했을거다. 중소기업들로부터의 지적이 있다.
  
-작년에 동반성장이 화두였다. 정운찬 전 위원장도 얘길 많이 했는데, 발표 내용을 보면 기업들이 동반성장을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 예전의 동반위 인식과 괴리가 있는 것 아니냐. 또 점수와 순위를 공개하는 방식에서 후퇴해 4등급으로만 나눴는데, 대기업 의견만 많이 반영한 것 아니냐?
 
▲동반위의 발족 취지와 목적은 새로운 건전한 협력의 문화를 산업계에 파급한다는 것이다. 모범적인 기업을 뽑아서 뭘 잘했고, 뭘 못했는지 시범적으로, 표본을 통해 다른 기업들이 학습하기 만드는 게 긍정적인 취지다.
 
비판하고 응징하자는 게 아니다. 문화의 확산이다. 서로 상생하자는 것에 역점이 있다. 앞으로는 중견기업에 해당하는 1차 협력업체가 2차 기업들에게 잘하는지 아닌지, 이런 것도 볼거다.  
  
-공정위는 정량적 조사인데, 동반위는 정성조사다. 공정위가 점수 내기 더 쉽지 않냐?
 
▲(한철수 공정위 사무처장)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점수로 순위를 매기면, 줄세우기 논란이 생긴다. 1~2점 차이로 줄세우는게 큰 의미가 있느냐는 논란 등이 우려된다. 같은 업종 내에서도 등급 비교로 분발하는 식으로 가려고 했다.
  
-이번 동반성장지수에 참여한 대기업은 기업들 보다 동반성장을 더 잘한다는 의미인가? 그리고 내년부터 빠질 예정인 기업 4개가 보통 등급이 나왔다. 애매해서 보통으로 평가했나?
  
▲(정영태 사무총장) 단순한 우연의 일치다. 빠지는 회사들은 협력기업업체 수가 적어서 평가가 어렵다. 여러가지 회사의 현장 상황을 본 결과 그렇게 판단했다. 앞으로 더 늘려갈 경우에도 추진의지, 열의 등을 봐서 평가대상 기업을 더 늘려갈 의지도 있다.
  
-향후 추진 방향이 궁금하다. 중소기업의 평가를 반영하려면 오히려 2차 기업 얘기를 더 들어봐야하는거 아닌가? 개선등급 받은 기업들은 대체로 업황 안좋은 기업들이 많다. 그것도 고려 된건가?
 
▲동반성장에 있어 주로 평가하는건 대기업이다. 협력 중소기업은 1차 협력기업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다. 평가대상에 1차 협력 중소기업을 좀 더 늘려서 대기업 협력 문화를 증진시키는게 중요하다. 그 다음으로는 2, 3차로 가는 흐름을 가져가려고 한다. 1차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이 다 잘됐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2차업체 비중도 늘리거나 확산할 계획은 있다. 업체의 업황 등을 염두에 두지 않고, 당초 정해진 룰에 따라 했다. 그 결과로 나온 것이다.
  
-개선기업들에 대해 불이익이 없다고 했는데, 이미지 타격도 있다. 이부분에 대한 정책 구상은?
 
▲정부 기관에서 최하위등급에게 가시적으로 제공하는 보상은 없다. 불이익도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지수 발표에 대해 대기업들도 첨예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개선 그룹에 속해있는 대기업들이 "분발해야겠구나"하며 신경을 더 쓸 것이다. 그런 효과가 있다고 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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