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의 쇄신을 위한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을 강기갑 의원이 맡을 것으로 점쳐지면서, 내분을 수습하고 진정 국면으로 들어설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10일 서울 여성플라자에서 전국운영위원회를 열고 혁신 비상대책위원장 추천 등 당의 명운을 좌우할 굵직한 사안들을 의논하고 있다.
앞서 정가를 뒤흔든 비례경선 부정 사태 진상조사 보고서 후속처리 및 대책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한 통합진보당은 당헌당규 제개정의 건이 의결되면 강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정가에선 전날까지는 당권파가 비대위 구성에 반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런데 운영위에 앞서 이상규 관악을 당선인이 비대위 구성을 요청하면서, 당권파가 전략을 수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게 됐다.
당권파가 이석기·김재연 당선인 사수를 위한 당원총투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국운영위원회에선 비당권파의 요구에 협조하면서, 오는 12일 중앙위원회에서는 당원총투표를 거세게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회의에 앞서 진상조사위원장인 조준호 공동대표와 일부 매체를 고발하겠다며 대립각을 세운 이정희 공동대표가, 사퇴를 번복하고 의장직을 다시 맡은 뒤엔 예상외로 지난 4, 5일과 달리 원활한 진행을 하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열린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의장이면서도 만장일치가 되어야 한다며 '필리버스터'를 연상시키는 버티기를 감행, 회의가 17시간을 넘기는 초유의 사태를 촉발해 비난을 받았다.
한편 전국운영위원회에서 강 의원이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게 되면, 당을 수습할 비상대책위원 구성 등 전반적인 밑그림은 강 의원의 결정에 따라 그려질 전망이다.
하지만 갈등을 거듭해 온 점을 볼 때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당권파가 당원총투표를 실시할 경우에만 비대위를 수용하겠다고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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