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만 지키면 돼"..카드사, 부가서비스 축소 꼼수 '비난'
기존 고객은 물론 신규 고객 혜택도 잇따라 줄여
2012-05-21 17:27:59 2012-05-22 10:47:37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약관상 신상품 출시 후 1년이 지나면 부가서비스를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카드사들이 관행처럼 잇따라 혜택을 축소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기존 고객에 대한 혜택축소는 물론 신상품 출시 2개월 만에 부가서비스를 변경하는 사례까지 등장하면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악화를 우려하는 카드사들이 새로운 형태의 '꼼수'만 늘려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존 고객 혜택 줄이고 또 줄이고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현대·삼성 등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악화되면서 1년 이상 신용카드를 사용해 온 기존고객에게 제공하던 부가서비스를 줄줄이 축소하고 나섰다.
 
신한카드는 대부분 신용카드의 주유적립서비스를 오는 10월부터 축소키로 했다. 상품별로 다르게 적용된 주유적립 이용금액 한도를 월 30만원으로 일원화했다. 서비스 이용도 전월 이용금액 중 주유적립 이용금액이 20만원 이상인 경우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현대카드는 현재 전월 이용실적 조건 없이 해당 혜택이 제공되는 '더 퍼플'과 '더 레드'카드에 대해 내년부터는 이용실적 조건을 추가할 계획이다.
 
'더 퍼플'카드 이용자는 첫 해 50만원 이상, 2차년도 이후 연간 600만원 이상을 써야 해당 부가서비스가 제공되며, '더 레드'카드는 첫 해 20만원 이상, 2차년도 이후 연간 300만원의 이용실적이 요구된다.
 
삼성카드는 오는 8월22일부터 스카이패스와 아시아나 마일리지 적립 대상 카드에 한해 무이자할부 이용액은 마일리지 적립에서 제외키로 했다.
 
KB국민카드의 '굿데이카드'도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서비스를 축소했다.
 
KB국민카드는 '굿데이카드'에 대해 기본적인 혜택을 전월 실적 20만원부터 제공하던 것을, 지난달부터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으로 변경하고, 실적에서 현금서비스 이용도 전면 폐지키로 했다.
 
오는 11월부터는 현행 월이용금액의 5만원까지 할인되던 통신할인이 3만원까지로 제한되고, 음식·커피·편의점 등 할인도 월 이용금액 10만원까지 할인되던 것을 5만원으로 낮췄다.
 
◇기존고객 혜택도 모자라 신규고객 혜택도 줄여
 
심지어 기존고객에 대한 서비스 축소에 이어 신규고객에 대한 부가서비스 내용도 조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올해 출범 1주년을 맞아 KB국민카드에서 내놓은 '혜담카드'는 출시 2개월만에 신규고객에 한해 기존 서비스의 범위를 제한했다.
 
혜담카드는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나눠진 12가지 혜택 가운데 고객이 원하는 혜택을 조합해 넣을 수 있는 맞춤형 원(one)카드 상품이다. 12구간을 모두 선택하면 연회비는 약 24만원 정도다.
 
그러나 지난 11일부터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를 12구간에서 4구간으로 제한키로 했다.
 
서영경 YMCA신용사회 운동사무국 팀장은 "2개월만의 서비스 변경이 규정에 어긋나지 않더라도 상품 출시 때와는 달리 서비스 범위를 줄이고 나선 것은 소비자들의 기대에 대한 '배반'행위일 수 있다"며 "이는 초기에 많은 회원을 유치하기 위한 카드사들의 '꼼수'"라고 비판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혜담카드의 개발 취지는 필요한 혜택만을 선택해 하나의 카드에 담아 불필요한 카드발급을 막고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기 위함"이라며 "서비스 범위 변경은 상품개발 취지에서 벗어나 과도하게 서비스를 선택함으로써 과중한 연회비부담과 과소비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러 구간을 선택해 연회비 이상의 할인혜택을 가져가는 일명 체리피커로 인해 카드사의 수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KB국민카드 내부에서도 부가서비스 축소는 수익과 관련이 있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상품 중에도 비용편익을 분석할 때 실수가 있는 상품은 출시 수개월 만에 내용을 변경하는 경우가 있다"며 "혜담카드 역시 카드 인센티브 구조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돌아가면서 상품 범위를 축소하고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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