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올 1월부터 3개월 동안 휴면카드 정리 기간을 통해 휴면카드를 감축한 카드사들이 최근 텔레마케팅을 통해 불필요한 카드 발급을 또 다시 부추기고 있다.
불필요한 카드 발급비용에 따른 카드사의 부담이 부가서비스 축소 등 소비자 피해를 양산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신용카드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올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동안을 '휴면 신용카드 일제 정리기간'으로 정하고, 전체 휴면 신용카드의 3분의1 수준인 1000만장을 정리키로 했다.
도난·분실로 인한 카드 부정사용을 막고, 국제브랜드사에 대한 불필요한 로열티 지급 등 각종 카드 발급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 결과 지난해 9월말 기준 휴면 신용카드수(3218만장)의 37.1%에 해당하는 1193만매가 정리됐다.
그러나 최근 일부 카드사들이 포인트 혜택을 미끼로 기존회원을 대상으로 해 가족카드 발급을 권하며 불필요한 카드 발급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회사원 윤 모씨(29)는 최근 거래 중인 한 카드사에게 가족카드 발급을 권유하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가족 중 한 사람의 이름만 알려주면 신용정보 조회 없이 사용 중인 카드와 동일한 카드 한 장을 보내주겠다는 것.
윤 모씨는 "상담원이 등본 등 가족을 증명하는 서류 없이 기존 회원 확인만 있으면 발급이 이뤄진다며 발급을 권유했다. 발급할 경우 추가적으로 2만포인트를 제공하겠다는 조건도 제시했다"고 말했다.
계열카드사가 있는 은행들도 일반 적금상품에 가산금리를 제공해준다며 계열 카드사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발급을 권하고 있다.
자영업자 박 모씨(33)는 "최근 은행 상담원으로부터 연금리 4.5%가 적용되는 적금상품을 권하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며 "계열 카드사의 카드를 소지하면 가산금리 0.3%를 추가 적용해준다며 카드 발급을 권했다"고 털어놨다.
카드사들이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단기간에 휴면카드를 줄였지만 또 다시 잠재적인 휴면카드를 재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악화로 '죽겠다'던 카드사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영경 YMCA신용사회 운동사무국 팀장은 "가맹점 수수료인하로 기존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혜택을 줄인 카드사들이 혜택을 내세워 또 다른 카드발급을 권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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