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의 시대, 자원개발株 '꿈꿀수 없나?'
2012-06-02 09:00:00 2012-06-02 09:00:00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이나디스카운트와 함께 여전히 '먹튀'의 대명사로 꼽히는 자원개발주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한 국내 기업은 해외 광산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주가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해당 광산은 비교적 경제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원개발주에 대한 시장 전반의 불신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진짜 좋은데 설명할 길이 없네"
 
국내 유일의 제철용 석탄 공급업체 키스톤글로벌(012170)은 지난달 30일 미국내 광산인수설이 나돌며 하한가까지 급락했다.
 
이후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미국내 광산 지분의 인수를 추진중이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1일까지 하락세를 이어가며 3거래일동안 20% 가까이 빠졌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 시도는 키스톤글로벌의 주력사업인 점결탄(제철용 석탄)의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를 위한 것"으로 현대제철(004020)포스코(005490), 일본JFE 등에 점결탄을 공급하는 안정적 업체인 만큼 시장의 반응은 의외'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와 켄터키에 위치한 광산은 순석탄 매장량만해도 최대 8000만~1억2000만톤으로 110억달러 규모의 가치를 가진 우량 광산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고위 관계자는 "실사 단계에 있어 구체적인 인수가격은 이후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매장량 규모는 원화로 10조원에서 13조원 정도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진여력과 인수후 경제성이 충분한 상황에서도 시장이 무작정 자원개발주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가격 상승이 전망되는 아시아 석탄시장에서 해당 광산 인수는 국내외 제철 기업에 안정적인 납품을 가져오는 동시에 장기적 경기회복구간에 석탄 수요 급등세에 따른 긍정적 인수결과가 기대된다"며 "시장이 자원개발주에 대한 맹목적인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셈"이라고 지적했다.
 
◇여전한 자원개발株'사막에서 바늘찾기'
 
자원개발주에 대한 투자자의 불신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물론, 한국가스공사(036460)를 비롯해 대우인터내셔널(047050)SK네트웍스(001740) 등 일부 대기업은 해외 개발권 획득과 광산 인수 등에서 충분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들 대기업을 제외하고 실제 해외에서 이뤄지는 자원개발 계약체결의 경우 성사여부와 매장규모, 채산성, 경제성에 대해 투자자들은 단순히 회사의 공시내용에만 의지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올해초 불거진 씨앤케이인터(039530)(CNK인터내셔널)의 주가조작 사건은 이러한 불신에 정점을 찍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원개발을 공시한 28개 기업중 18개사가 상장폐지를 당했다.
 
나머지 기업들도 경영진의 횡령이나 공시위반 등 시장의 불신을 키울만한 악재를 쏟아냈다.
 
한 증권사 에너지분야 담당 연구원은 "자원개발이나 광산 인수는 애널리스트들도 실제 실사에 참여하지 않는 이상 사실여부를 정확히 판단하긴 어렵다"며 "우선 광산에 관련된 데이터와 인수자금 확보 방안 등만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원개발은 장기간,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특성상 규모가 적은 코스닥 기업의 개발권 획득 등은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단순한 투자 인수설에 흔들리기보단 실제적 투자와 인수 여력을 점검하며 옥석을 가려야한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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