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기준금리가 12개월 연속 연 3.25%로 제자리 걸음이다.
한국은행은 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키로 했다. 유로존 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등 성장의 하방위험이 커졌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3%대 후반으로 여전히 높아 당분간 지켜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 1년째 금리동결..경기인식 온도차 '뚜렷'
이번 금통위에서 눈에 띄는 점은 경기에 대한 한은 인식의 변화다.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던 5월과 달리 이달에는 경기전망이 어두워진 것이다. 이는 김중수 총재의 발언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날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김중수 총재는 경제전망에 대해 "장기 추세 수준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나 해외 위험요인 등으로 성장의 하방 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하방위험이 상존하고 있으나 장기 추세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한 발언과는 확실히 다른 어조다.
그 동안 금리인하 기대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던 총재의 태도도 사뭇 다르다. 김 총재는 "이달에는 금리 동결 결정을 변화시킬 원인은 찾지 못했다"면서도 "최근 여러 변화는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이 논의됐다"고 언급했다.
◇ 유로존 영향 실물경제 위협..통화정책 완화?
이 같은 변화는 그리스에서 시작한 유로존 위기가 스페인까지 위협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실물 경제를 위협하는 등 대내외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신흥국까지 경제 위축 우려가 커지자 브라질과 중국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적극적인 경기부양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 총재의 발언과 유로존 사태, 신흥국의 금리인하 등을 고려할 때 금리정상화만 고집했던 통화정책 방향이 완화하는 쪽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채권 연구원은 "경기둔화가 어떤 강도로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재정을 확대하기도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통화정책으로 변화를 준다면 하반기 한 두 차례 금리인하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고려할 때 금리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5월 물가상승률은 전년대비 2.5%로 낮은 수준이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는 3.7%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물가는 점차 안정되면서 금리 인상 압력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 기준금리가 이미 낮은 수준이어서 당분간 동결 기조로 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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