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지난해 하반기 시행이 예상됐던 신용카드 누적이용액 안내서비스가 카드사들의 소극적 안내 등으로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은 서비스 실태조사에 나섰다.
16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5월 카드사에 '신용카드 누적이용금액 안내서비스'를 제공토록 지도했다.
건별 카드 거래내용뿐만 아니라 누적 이용금액을 알려줄 경우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신용카드 사용을 유도하고 카드사의 자산 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용카드 누적이용금액 안내서비스는 카드사가 휴대폰 문자메시지(SMS)로 '거래건별 신용카드 이용금액'과 함께 '누적 이용금액'도 함께 안내하는 서비스다. 카드회원이 향후 결제해야 할 총 금액(신용판매 및 현금서비스·카드론 제외)과 결제일 미도래 등으로 아직 상환하지 않은 결제대금 청구금액도 통보해 주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00카드 승인 07/16 50,000원 △△백화점/누적 이용액 100,000원'과 같이 가급적 1건의 문자메시지로 카드이용 내역을 안내해 추가 요금 부과 없이 서비스를 제공토록 권고했다.
현재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월 300원(카드사 기준에 따라 무료제공)의 유료 서비스를 통해 거래건별 신용카드 이용금액을 SMS로 제공하고 있으며, 대다수 카드 회원들이 건별 이용금액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그러나 올초부터 도입된 누적 이용금액 안내서비스 실적은 매우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 금감원의 권고를 받고 대부분의 신용카드사들이 올해 초부터 누적이용금액 안내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며 "각사 홈페이지에서 서비스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비스 이용자는 많지 않다"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용카드 회원들은 서비스 존재여부조차 몰랐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박 모(30)씨는 "누적 이용금액을 알려주는 서비스가 있는 줄 알았다면 당장 신청했을 것"이라며 "카드론 이용하라고 광고 문자는 수시로 보내면서 정작 소비자에게 유용한 정보는 알려주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누적이용금액 안내서비스를 도입해 놓고도 카드결제 감소가 우려돼 적극적으로 안내하지 않는 것 같다"며 "현재 각 사마다 서비스 이용실태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 신청을 까다롭게 해 고객들의 접근을 제한한 경우도 있다.
A카드사는 대부분의 서비스를 콜센터를 통해 전화로 즉각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것과는 달리 누적이용금액 안내서비스는 본인이 신분증을 들고 직접 은행창구를 방문해야 신청할 수 있다.
신용카드 회원 신 모(29)씨는 "카드 부가서비스 신청하려고 은행까지 가야 하냐"며 "전화나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굳이 방문신청만 받도록 한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한편 금감원은 결제내역 알림 문자서비스의 경우 300원 가량 부과하고 있는 서비스이용료를 포인트 차감 등의 방식으로 변경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대부분의 신용카드 이용자들이 카드 사용에 따른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 만큼 소액의 유료서비스는 포인트 결제로 전환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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