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정권과 상관없이 수서발 KTX 경쟁 체제를 추진하겠다던 국토해양부가 결국 사업추진을 잠정 중단했다. 비판 여론에도 입장을 굽히지 않았지만 당초 다짐과 달리 정치권에서 반대하자 입장을 급선회하며 꼬리를 말았다.
이로써 민영화 논란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던 코레일과의 마찰은 일단락 됐다. 하지만 국토부는 역사 국영화는 변함없이 추진할 계획이어서 또 다른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김한영 국토해양부 교통정책실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자체 동력을 상실했다"며 "실무적으로 더 이상 할 게 없다"고 털어놨다.
김 실장은 "일반 국민들은 사실 정확한 내용을 모르는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철도개혁이 10년은 늦춰지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 "정부 전결로 면허를 내줄 수는 있으나 정치권에서 동의 안해주면 사업자들이 참여에 부담을 느끼게 된다"면서도 "만약 2015년으로 예정된 호남고속철도나 수서~평택 고속철도 개통을 늦추면 민간 개방하는 것이 가능해지긴 한다"고 가능성은 열어뒀다.
국토부는 올 상반기 중 민간 참여 업체 선정 등 KTX 수서발 노선의 경쟁체제 도입을 마무리할 방침이었다.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 논의 후 공식 발표를 통해 사업을 서둘러 왔지만 정치권과 코레일, 철도노조의 반대로 민간도입 실효성이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국토부는 그러나 민간 도입이 서비스 개선은 물론 철도요금 최대 20% 할인이라는 획기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며 사업추진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수서발 민간 참여를 전면 보류하자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실무진들이 손을 놓게 됐다.
여러 반발에도 개의치 않고 민간 개방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사업을 고집스럽게 강행하더니 정치권의 반대 한방에 허무하게 무너지고 만 것.
고속도로 교통상황 전광판을 활용한 대대적인 대국민 홍보와 인쇄물과 캠페인 등 온오프라인 홍보 모두 단숨에 무용지물이 됐다.
국토부는 다만 역사 국유화와 관제권 독립 등은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이들 사업들의 취지는 KTX 경쟁 도입시 민간 업체의 진입 장벽을 낮추자는 의미가 깔려 있었던 만큼 KTX 민간 참여 사업을 재추진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실장은 "여러가지 상황에서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있지만 완전 백지화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대선 이후 새로운 정권에서 얼마든지 논의 될 수 있다는 기대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달 7일 코레일 소유인 전국 450개 철도역사(약2조원규모)를 올해 안에 국유화 추진키로 했다고 밝힌바 있다.
코레일 자산인 역사가 국유화되면 역사 운영은 철도시설공단 또는 전문 민간업체 등에 위탁될 전망이다. 이럴 경우 코레일은 정부에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발표 이후 일각에서는 철도 민영화 반대를 주장하는 코레일의 숨통을 죄기위한 수단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코레일이 역사를 관리하면서 매년 250여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어 국유화로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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