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안철수의 생각'을 기습 발매했다. 정가에서는 사실상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뜻을 굳힌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원장과 제정임 세명대 교수의 대담을 275쪽으로 엮은 '안철수의 생각'에는 사회 전반에 대한 안 원장의 견해가 담겨 있어 주목된다.
안 원장은 책에서 '평화 위에 세우는 공정한 복지국가', '통일은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라는 제목으로 현실주의자인 자신의 꿈에 대해 말하고 있다.
비정규직·청년실업·가계부채 등의 문제에는 "복지·정의·평화는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이고 밥을 먹여주는 키워드"라며 "이것은 시대정신인 동시에 우리의 미래를 열어갈 핵심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용산참사와 언론사 파업 등이 일어난 이명박 정권을 향해선 "소통 부재와 개발만능주의 정부", "국가가 시민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코미디"라며 쓴소리를 날리기도 했다.
안 원장이 자신의 '멘토' 이미지를 부각시킨 청춘콘서트와 대학교 강연 이외에 제반적인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안 원장은 서문에서 "이제는 많은 분들께 우리 사회의 여러 과제와 현안에 대한 내 생각을 말씀드리고, 그에 대해 의견을 듣는 것이 순서"라고 고백했다.
그는 "앞으로 책임있는 정치인의 역할을 감당하든, 아니면 한 사람의 지식인으로서 세상의 변화에 힘을 보태는 역할을 계속하든 이 책에 담긴 생각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힘을 모아 나아가고 싶다"고 털어놨다.
안 원장과 9회의 인터뷰를 진행한 제정임 교수는 안 원장의 대선출마에 대해 "결심이 되셨느냐"고 묻자 "제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책에 썼다.
제 교수는 "고독한 결단만이 남았네요"라는 말을 건넸다며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인터뷰가 마무리가 된 이 순간까지도 나는 그가 대선에 출마할지, 하지 않을지 솔직히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의도 정가에서는 안 원장이 이번 출판을 계기로 대권행 열차에 탑승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안 원장측이 이날 '안철수의 생각' 수백권을 승합차에 싣고 국회로 와서 기자들에게 배포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한편 '안철수의 생각'은 부제가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이다. 안 원장이 마지막에 '자'를 넣으면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자 - 안철수의 생각'이 된다는 점을 알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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