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한국 정치를 주무르고 있는 거대 양당,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낯 부끄러운줄 모르는 네거티브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그야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 네가 하면 불륜"이라는 식이다.
새누리당은 8일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에서 박근혜 의원을 향해 "그X"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논평을 내고 "4·11 총선에서 김용민 후보의 막말, 몇 개월 전의 임수경 의원의 막말에 이어서 민주당의 뿌리 깊은 막말 DNA를 보게 된다"며 "민주당이 진정으로 이 사건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한다면 품의를 잃은 이종걸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년'이라는 표현은 문맥상 충분히 '그녀는'의 줄임말로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도 만만치 않다.
특히 막말에 관해서는 새누리당이 뿌리깊은 '원죄'가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4년 9월 현직 대통령을 향해 '육××놈', '불×값 못하는 놈', '개×놈', '그놈은 거시기 달 자격도 없는 놈' 등의 욕설을 퍼부은 바 있다.
이 때문에 당시 노 전 대통령을 향해 퍼부었던 욕설에 비하면 '애교' 수준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당원명부 유출과 관련해서도 공방을 벌이고 있다.
현재 경찰은 민주당 당원명부 유출사건을 수사중이다. 서울의 한 이벤트 대행업체 임원 컴퓨터에서 민주당 당원 4만2천명의 신상기록까지 담겨있는 명부가 나온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가 연루된 정황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지난번 새누리당 당원명부 유출 사건 때 말로 할 수 있는 모든 비난을 퍼붓던 민주당이 자당의 당원명부 유출과 관련해서는 어떤 낯으로 국민과 당원들을 대할지 지켜볼 일"이라고 논평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 6월21일 새누리당 당원명부가 유출돼 지역구 경선에서 이용된 사실이 알려지자 "불법으로 당원명부 받아 경선을 치른 새누리당의 5명 의원들은 즉각 양심선언을 하고 자진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논평을 낸 바 있다.
더 나아가 "당시 총선을 진두지휘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책임도 크다"며 지도부 책임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처럼 상대 진영에 악재가 터지면 사려깊은 사실관계 파악에 앞서 앞뒤 재지않고 벌떼같이 달려들어 '일단 마구 물어 뜯고 보자'는 식의 정치문화가 스스로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가 새누리당 비례대표 선출과정에서 박근혜 의원의 측근인 현기환 전 의원이 현영희 비례의원으로부터 공천헌금 3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놓고도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엄청난 호재를 만난냥 연일 음모론에서부터 시작해 다양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나중에 사실관계야 어떻게 되든 말든 일단 때리고 보자는 식이다.
8일 오전에는 박범계 의원이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윤호중 의원이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새누리당 때리기에 앞장섰다.
이들은 각각 검찰의 축소수사 의혹과 새누리당 차원의 공천장사임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이같은 행태는 새누리당 역시 이미 보여준 바 있다.
4.11총선을 앞두고 총선 예비후보에게 공천을 받게 해 주겠다며 1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당시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의 측근인 심상대 전 민주통합당 사무부총장이 구속기소된 바 있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잘 걸렸다"는 식으로 논평을 내고 "측근들이 받은 돈이 한 대표를 당 대표로 선출한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때 쓰여졌을 수 있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는 만큼 그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여졌는지에 대해 국민 앞에 설명하는 게 도리"라며 상대방 지도부를 향해 비판의 칼날을 겨누었다.
나중에 어떻게 되든 말든, 유권자들의 정치혐오를 부추기든 말든 일단 상대방 약점이 드러나면 마구 물어뜯는 정치문화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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