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승연 회장 구속..80억달러 이라크 신도시사업 `휘청`
단일사업 역대 최대규모 사업 수장없이 진행해야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 등 추가수주 난항 전망
2012-08-16 16:27:58 2012-08-16 17:37:21
[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한화(000880)의 80억달러 규모 이라크 신도시 사업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라크 현지를 오가며 사업 체결까지 진두 지휘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6일 법정 구속됐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이번 사업뿐만 아니라 전후 복구 사업의 추가 수주를 위해 현지 정부와의 조율 등에 깊이 관여해 왔기 때문에 이번 구속으로 이라크에서 신뢰를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된다해도 김 회장이 현지에서 발휘했던 영향력을 대신할 시스템을 갖추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한화 측은 이라크 사업의 추진 전과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꾸리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 5월 국민주택 10만가구 건설 본계약을 이라크 현지에서 체결했으며, 본계약 체결 행사에는 김 회장은 물론 한만희 국토해양부1차관도 참석했다.
 
이번 사업은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1830ha(550만평)의 분당 규모 신도시를 개발하는 대공사다.
 
김 회장은 한화건설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임직원을 현지로 급파해 지난 1년여 동안 20여 차례에 걸쳐 계약 조건 변경과 협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세부사항까지 직접 챙기고 관련 회의를 주관하는 등 열의를 보였다.
 
본계약 체결 이후에도 김 회장은 지난달 28일 이라크로 가 누리카밀 알-말리키(Nouri Kamil Al-Maliki) 총리와 추가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를 벌이는 등 사업 최종마무리를 위한 행보를 계속해왔다.
 
하지만 김 회장이 법정구속되면서 직접적인 관여가 불가능하게 됐다. 또 현지 정부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플랜트와 상하수도 등 건설 전후복구 추가수주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화건설 측은 일단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는 이달중 선수금이 입금되기로 한만큼 당초 계획대로 문제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사업추진에 문제가 없도록 비상 경영체제에 들어갔다"며 "사업추진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사업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건설사 관계자는 "중동지역 정서와 관례를 볼 때 사업이 언제 틀어질지 모른다"며 "사업에 직접 관여하면서 현지 정부와 긴밀한 스킨십을 가졌던 김 회장의 구속은 한화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B건설사 관계자 역시 "이라크 정부와의 신뢰가 깨질 수 있는 중대한 문제로 김 회장 외에도 이 사업을 직접 추진한 임원진이 많겠지만 파급력은 김 회장만큼 못할 것"이라며 "추가수주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12부(부장판사 서경환)는 이날 위장 계열사의 빚을 그룹 계열사가 대신 갚도록 지시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김 회장에 대해 징역 4년, 벌금 50억원을 선고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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