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수원 20대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오원춘(42)씨의 항소심 첫 공판이 23일 오전 10시40분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김기정) 심리로 404호 법정에서 진행됐다.
국민들의 크나큰 주목을 받고 있는 사건인만큼 이날 법정에는 많은 취재진들이 몰렸다.
오원춘씨측 변호인은 "1심에서 검찰이 제시한 모든 혐의가 충분히 밝혀졌으나, 살해 목적을 의심하는 원심 판단은 잘못됐다"며 "양형 부당의 이유로 항소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를 보고 성욕을 느껴 강간 목적으로 납치했다가 이뤄지지 않아 살해한 것"이라며 "'인육 제공'의 목적으로 살해했다는 의혹은 전면 부인한다"고 밝혔다.
앞서 사형이 선고된 오씨는 피해자의 시신을 수백조각으로 자른 것으로 드러나 시신 훼손의 목적에 대해 의구심이 일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이날 심리에서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으로 검찰의 납치과정과 성폭행 시도등에 대한 재판부의 질문에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는 "순간 성욕을 못이겨 강간하려고 데리고 왔는데, 반항해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에 재판부는 몇 차례 질문하며, 그의 입장을 들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해 목적이 강간이라고 주장하면서 오랜시간 데리고 있던 피해자를 강간하지 않은 채 결국 살해했고, 이후 시신을 처리한 방식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답변을 하는 것이 피해자에게도 사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씨가 범행사실 대부분을 인정함에 따라 다음달 13일 열리는 공판에서 신문 절차를 모두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피고인 주거지 주변에서 발견된 뼈가 사람의 것이 아닌 닭과 개의 것으로 확인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검증 결과를 참고자료로 제출했다.
오씨는 지난 4월1일 오후 10시30분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지동 자신의 집 앞에서 귀가하던 여성 A(28)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동훈)는 오씨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신상정보공개 10년과 전자발찌 착용 30년을 명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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