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수도권 전세시장, 또다시 '대란' 조짐
2012-08-23 20:58:43 2012-08-23 20:59:40
[뉴스토마토 한승수 기자]앵커 : 올들어 안정세를 유지하던 수도권 전세시장에 빨간 불이 들어왔습니다. 가을 이사철에 대규모 재건축 이주수요까지 가세하며 또 한번의 전세대란이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한승수 기자. 현재 수도권 전세시장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강남권에서만 가락시영(5500가구), 잠원 대림(637가구), 신반포1차(790가구), 상일 고덕4단지 등 약 7300가구가 이주합니다. 이 가운데 가락시영은 지난 10일 이주를 시작한 상태로 일대 전세시장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데요.
 
 
가락동 가락공인 관계자는 “이주가 시작되면서 10%가량 올랐다”며 “세입자들이 받은 이주비로는 이쪽에서 집을 얻기 힘들어 타지역으로 떠난 사람도 많은데도 가격이 상당히 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연초 1억7000만원이었던 가락동 우성1차 전용43㎡는 최근 2억원 선까지 전세가격이 올랐습니다.
 
 
가을 이사철이 가까워지며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재건축 이주수요까지 가세한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2년 전 체결된 대규모 전세세입자가 올 겨울 쏟아져 나온다는 것인데요.
 
광교에 한 중개업자는 “2년 전 전세대란에 놀란 세입자들이 계약 만기 전 집을 알아보는 수요가 많다”면서 “임대차 물건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재계약과 휴가철 이후 외부 수요까지 몰리며 전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앵커 : 상황상 전세대란 재발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보입니다. 서민 생활과 직결되기 때문에 그냥 넘길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요. 정부에서는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나요?
 
 
기자 : 수도권의 주택 입주물량이 늘어 전월세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재건축 이주수요 등으로 국지적 불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함에 따라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국토해양부는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시 및 송파구와 함께 재건축 이주 대응 태스크포스를 구성·운영해 주요 재건축 단지의 이주시기를 분산하는 등 단기 수요급증에 따른 불안요인을 덜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5436가구 규모의 가락 시영은 조합원 이주비 신청기간을 4차로 나눠 이주시기 분산을 유도키로 했습니다. 이주 대상자에게는 주변 전월세 정보와 신규입주 물량 정보를 제공해 전월세 수요의 지역적 분산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전월세 민원 상담 창구를 운영해 맞춤형 매물정보와 대출정보 등을 제공하며 불법 중개행위 신고센터 설치, 단속반 운영 등을 통해 중개업소 등의 시장교란 행위를 사전 차단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국토부는 하반기 강남권 4개구 입주물량이 7189가구, 동작구·관악구·광진구·성남시 등을 포함하면 총 1만7455가구로 넉넉한 편이어서 전반적인 전월세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는데요.
 
 
일단 국지적 전월세 불안에 대비해 서울 주요 역세권과 뉴타운, 강남 4구 재건축 예정지, 과천과 1기 신도시같은 수도권 주요 도시 등 우려스러운 지역은 주간 단위 현장점검으로 시장 동향을 살필 방침입니다.
 
 
앵커 : 최근 2~3년 동안 전세대란도 겪고 하면서 전셋값이 상당히 올랐습니다. 더 오른다면 매매로 전환하는 세입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떤가요?
 
 
기자: KB국민은행에 따르면 7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54.1%로 2003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일부 아파트의 경우 70%를 넘는 곳도 있습니다. 실제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 주공1단지 전용 59㎡는 매매가 1억7000만원에 전세값은 1억3000만원입니다. 전세가율은 무려 76%에 달하는데요.
 
 
통상 업계에서는 전세세입자의 매매전환 임계치를 수도권 60%, 지방 70%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지방5대광역시의 경우 전세가율이 70%를 넘었던 2010년 9월부터 매매가격도 급등하기 시작했는데요. 2010년 9월 이후 지난 달까지 지방5대광역시는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26.5% 오른 반면 이전 2년 동안 상승률은 5.5%에 불과합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전세시장이 보합세를 보이는데도 매매가가 하락하며 전세가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며 “하반기 매매가 상승 동력은 부족한 반면 전세가 상승 불안 요인은 산재해 있어 전세값과 매매차의 차이는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국토부는 보금자리론 등 실수요자 대출지원과 1주택 비과세 보유요건 완화(3년→2년이상), 취득세 감면 연장 등 매매수요를 진작시킬 수 있는 정책을 펴고 있어 전세대란이 재발하고 전세값이 오르면 세입자의 매매전환 사례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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