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김중겸 한국전력 사장이 임기 3년 중 2년을 남기고 중도 퇴진할 상황에 처했다.
4일 정부 등에 따르면 청와대는 무리한 전기요금 인상 추진과 전력거래소를 대상으로 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 등을 추진해 온 김중겸
한국전력(015760) 사장(사진)의 경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김 사장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이자 현대건설에서 16년을 함께 근무한 대표적인 'MB맨'이다.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에 대해 임기도중 경질설까지 나오는 것은 그 동안 정부와 한전 간 누적된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 이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안팎에서는 한전이 올해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없다는 지식경제부의 방침과 배치되는 견해를 밝히고, 전력거래 체계에 반발, 전력거래소와 비용평가위원회를 대상으로 4조400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추진하는 등 각을 세운 것을 경질설의 배경으로 해석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는 지난 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현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지경부로부터 해임 건의 요청을 받은 것이 없다"고 부인했다.
정부 한 관계자도 "정부 정책에 역행해 온 김중겸 사장에 대해 정부와 일부 청와대 참모진 사이에 김 사장을 경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면서도 "아직 대통령에게 정식 보고하지 않았다.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기요금 인상을 둘러싸고 사사건건 정부와 대립하고 있는 한전의 공격적인 행보는 김 사장의 경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서민경제 안정의 일환으로 물가안정에 신경을 많이 쓰면서 공기업과 공공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있다"면서 "한전이 물가 안전과 역행하는 요금 현실화를 요구하면 정부는 지금까지 추진해 온 정책을 펼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현 정부가 정권말로 접어들면서 공기업에 대한 군기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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