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9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시장 안팎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물가는 12년 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전반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릴 만한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해외 투자은행(IB)을 비롯한 국내외 민간기관들은 내수 부양을 위해 한은이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HSBC는 "한국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약세다"면서 "한국 정책 당국은 내수 부양을 위해 9월 중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한은이 낮아진 경제성장률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내릴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7월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1.6% 감소했다. 수출 출하증가율도 전달보다 6.6% 증가하는데 그쳤고 내수출하 증가율은 전월대비 -1.8%로 돌아섰다.
수출과 수입 역시 불황형 흑자 패턴이 더욱 뚜렷해졌다. 지난 8월 수출은 429억7000만달러로 전년대비 6.2% 감소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8월 소비자동향지수(CSI)도 99로 기준선(100) 아래로 내려가는 등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물가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1.2% 상승하는 데 그쳐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달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금리 상승요인인 물가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얘기다.
김지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비중이 가장 큰 중국의 경기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고 유럽의 실물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국내 수출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낮은 물가 수준을 감안할 때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3년 국고채 금리는 전일 2.75%에 거래를 마쳤고, 5년물은 0.03%포인트 떨어진 2.83%을 기록해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기준금리가 내려갈 거란 채권 시장의 기대가 국고채 금리에 반영된 것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지난 8월에도 기준금리 결정 직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76%까지 내려갔다.
채권시장 관계자는"시장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시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수준에 대한 부담이 많아 금통위 이후 총재 발언에 따라 시장 금리는 출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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