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 대출정보 온라인 공개 방침에 절충안 마련 '고심'
대부업체 3가지 방안놓고 의견 분분..금융당국은 "원칙대로"
2012-09-07 18:22:06 2012-09-07 18:23:09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대출정보 온라인 공개를 반대하던 대부업체들이 금융당국에 절충안을 내놓기로 하면서 한발 물러섰다.
 
금융감독원이 대부업체의 대출정보 온라인 공개를 원칙대로 추진한다는 강한 입장을 고수하자 대부업체들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타 금융기관의 정보접근을 제한하는 등 방안 마련에 나선 것.
 
대부업체들은 타 금융기관의 대출정보 접근을 제한하는 3가지 방안 중 하나를 이달 중 최종 확정해 금감원에 전달할 방침이다.
 
7일 금감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부업체들은 지난 4일 대출정보를 관리하는 '나이스신용평가정보' 주재로 열린 '대출정보 온라인 열람' 관련 회의에 참석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대부업계는 대출정보의 온라인 정보 열람이 가능해지면 저축은행 등 타 금융기관의 대출정보 접근이 쉬워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부업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대출 여부 심사시 온라인을 통한 '대부업 대출정보 활용 동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신용등급 하락을 우려한 고객들의 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은 고객 중 저축은행 등에서도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경우 대출정보의 온라인 공개가 가능해지면 신규 대출이나 기존 대출 만기연장 등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우려에 따라 대부업체들은 대출정보 '오남용 방지'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논의한 끝에 이날 3가지로 대안을 압축했다.
 
먼저 일부 대부업체의 주장대로 신규대출자들의 대출정보를 신용정보업체에 제공하지 않는 방법이 제시됐다. 정보제공 자체를 차단해 대부업 이용자들을 가려낼 수 없게 한다는 것이다.
 
타 금융기관에 요약정보만 제공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대부업체 이용자의 업체별 대출내역 및 연체현황 등 세부사항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대신 대부업체 총 대출규모 및 평균 연체 정보 등 요약정보만 제공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출정보 접근을 어렵게 하는 방법도 물망에 올랐다.
 
PC 한 대당 열람 가능한 주민번호를 5~10개 수준으로 한정하는 등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타 금융기관의 영업을 목적으로 한 대량 정보 열람에 제약을 두기 위한 방법이다.
 
대부업체들은 이달 중 다시 회의를 열고 최종 절충안을 마련해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넘길 계획이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금감원이 이행 개선 방안 마련을 지시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야 한다"며 "금감원이 당초 7월 말까지 개선안 마련을 요구했음에도 이미 두 차례나 미룬 만큼 대부업체도 이달 안으로 최종 방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대부업체의 절충안 모색에도 불구하고 "원칙대로 간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대부업체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용은 들은 적이 없다"며 "온라인 열람 방침은 변함 없이 원칙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 대출정보 열람이 시행되더라도 고객 본인의 동의가 없으면 정보 열람이 불가능하다"며 "금융기관의 불법 조회사례가 발각되면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축은행 등이 온라인상의 대부업 대출정보 열람을 전제해 사실상 강제로 고객의 대출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개인신용정보보호법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이 무리하게 정보 열람을 요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 등 타금융기관에 고객을 빼앗길 것을 우려해 온라인 정보 열람에 반발하는 것은 고객들이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경쟁 없이 고객을 유지하겠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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