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금융권이 앞 다퉈 고졸, 저소득층 자녀 등 취약계층에 채용 기회를 주는 이른바 따뜻한 채용을 늘리고 있다.
서민·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을 늘려 각종 사건에 휘말리면서 실추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하반기 공채에서 기초생활수급권자 자녀를 위한 전형을 신설했다. 서민층 자녀 별도 채용 계획을 알리고 지난 8월 31일부터 이번달 14일까지 원서를 접수한 결과, 기초생활수급자 자녀와 소년소녀가장 등 415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교육기회가 제한된 탓에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소외계층을 우대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날 하반기 채용 원서 접수를 시작한 하나은행도 저소득층 자녀에게, 현재 채용이 진행 중인 외환은행은 다문화가정 자녀에게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고졸 일자리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금융권의 고졸 채용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추경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4일 진행된 금융협회와 국책금융기관, 시중·지방은행의 간사은행과 금융권 일자리 창출 추진현황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고졸채용 규모 확대와 채용 2년 후 무기계약직 전환을 주문했다.
9월 초 기준으로 KB·우리·신한·하나·외환·농협·기업은행 등 주요 7개 은행이 채용한 고졸자 수는 총 656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4.1% 증가했다.
농협은행은 올해 90명의 고졸을 채용, 지난해 33명에서 172.7% 늘어났다. 농협은행은 9월말까지 10명을 더 뽑아 총 1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고졸 채용은 각각 150.0%, 135.3% 증가했다.
지방은행도 고용 채용 늘리기에 가세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하반기 공채에서 부산지역 특성화고 출신 15명 신입행원으로 선발했다. 경남은행도 올해 상반기에 20명의 고졸 인재를 채용했으며 하반기 채용에서도 고졸 채용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의 이런 행보에 대한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일회성 홍보 이벤트에 그치거나 일자리의 질에서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권이 소외계층 채용에 진정성을 갖고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소외계층의 일자리 질 향상과 과도한 대학 진학률로 인한 사회적 비용 낭비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계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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