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4일 5.16쿠데타, 유신헌법, 인혁당 사법살인 등 과거사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다.
이날 박 후보는 "우리나라에서 자녀가 부모를 평가한다는 것, 더구나 공개적으로 과오를 지적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아시리라 믿는다"며 "하지만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상 이 부분에 대해 보다 냉정하고 국민과 공감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치에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음은 과거에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래야 할 민주주의 가치"라며 "그런 점에서 5.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박 후보의 사과발언은 자신의 지지율이 줄곧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추석을 앞두고 얼마나 민심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후보의 지지율은 야권의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게 줄곧 큰 차이로 앞서다가 최근에는 문 후보에게마저 지지율이 역전당한 상태다.
23일 발표된 미디어리서치, 한국리서치, 월드리서치, 글로벌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의 대선 후보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는 한번도 뒤진 적이 없던 문 후보에게도 두 군데 조사기관에서는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리서치와 한국리서치 조사결과 박 후보는 문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45.9%-45.0%, 47.7%-42.0%로 각각 0.9%p와 5.7%p 뒤졌다.
또 월드리서치와 글로벌리서치 조사결과에서는 47.5%-47.2%, 46.7%-45.1%로 각각 0.3%p와 1.6%p로 간신히 앞섰다.
안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는 네 군데 조사기관에서 작게는 3.9%p에서 많게는 10.7%p까지 뒤지는 등 모두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날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 발언이 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을 막아내고 반등을 가져오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과거사 발언에 이어 대표적인 친박 정치인인 홍사덕, 송영선 전 의원의 불법정치자금 문제와 현영희 비례대표의 공천헌금 논란, 김재원 대변인의 욕설 파문 등 잇따른 악재가 겹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서 더욱 주목된다.
한편 이날 박 후보의 사과발언에 대해 문 후보 측의 우상호 공보단장은 "늦었지만 변화된 인식을 보여준 점에 대해서는 평가할만하다, 환영한다"고 밝혔다.
우 단장은 "생각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각의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진상규명이나 명예회복 등 후속조치가 필요하다"며 "필요하다면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국가적 사과까지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 문재인 후보의 인식"이라고 밝혀 박 후보가 어떤 조치를 내놓을 것인지도 관심이 주목된다.
특히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검증과정에서 불거졌던 정수장학회와 부산일보, 영남대 등을 둘러싼 논란이 재차 점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박 후보가 어떤 전향적인 조치를 내놓을지도 관심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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