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글로벌 유동성 과잉상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신흥국으로의 자본유입이 급격히 증가하고, 유동성 과잉이 급격히 해소되는 과정에서 신흥국에 금융불안을 야기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연구팀 과장은 26일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으로의 자본이동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이라는 자료에서 이 같이 지적했다.
윤 과장은 이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의 변화가 신흥국의 외환·금융시장의 안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며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3(미국·유럽연합·일본)의 통화표시 신용 총량을 글로벌 유동성으로 정의한 후 분석한 결과 글로벌 유동성은 2001년 말 기준 76조달러에서 2008년 3월 기준 138조달러로, 금융위기 이전까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고 윤 과장은 분석했다.
글로벌 유동성이 가장 풍부했던 2006년 4분기부터 2008년 2분기까지의 기간 동안 우리나라를 포함한 25개 신흥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자본유입 규모는 평균 4.7%, 우리나라의 경우 5.9%로 장기적 추세 이상으로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금융위기로 글로벌 유동성이 급격히 감소한 2008년 3분기부터 2009년 2분기까지의 GDP 대비 해외자본 유출 규모는 신흥국 1.4%, 우리나라는 5.9% 였다. 특히 자본유출 규모가 절정에 달했던 2008년 4분기에는 신흥국은 6.9%, 우리나라는 무려 31.5%에 달했다.
신흥국으로의 자본유입 비중을 형태별로 살펴보면 은행차입·채권·주식 순이었으며, 자본유입 변동성은 은행차입·채권이 비교적 높고 주식자금은 제한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및 여타 신흥국에 비해 모든 형태의 자본 변동성이 크고, 모든 형태의 자본에서 해외자본의 불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윤경수 과장은 "선진국의 양적완화, 채권 매입 등 공적유동성(본원통화) 증가 정책이 민간 부분의 신용 창출 회복에 기여할 경우 신흥국의 자금유입이 늘어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유동성과 자본 이동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은행차입과 채권자금이 과도하게 유입되는지를 조기에 파악하고, 자본관리 정책을 정비해야 한다"며 "위기 시 글로벌 유동성 위축으로 자본이 급격히 유출되는 경우에 대히매 외환의 거시건전성 정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금융안정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만의 노력은로는 글로벌 유동성의 변동이나 자본 유출입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결제은행(BIS) 등을 준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공조강화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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