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현대중공업이
한국항공우주(047810)(KAI) 예비입찰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KAI 인수에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대한항공과의 일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증권가는 최종 인수자를 점치긴 어렵지만 자금조달능력 등을 비롯한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한다면 현대중공업이 인수하는 편이 시너지 효과가 더욱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28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책금융공사(KoFC) 등 KAI 주주협의회가 이날 KAI 지분 41.75%에 대한 2차 공개경쟁 예비입찰 접수를 마감한 결과,
대한항공(003490)과
현대중공업(009540)이 입찰서를 제출했다.
주주협의회 지분은 정책금융공사 보유지분 26.41% 중 15%를 제한 11.41%를 비롯,
삼성테크윈(012450)(10.00%),
현대차(005380)(10.00%), 디아이피홀딩스(5.00%), 오딘홀딩스(5.00%), 산업은행(0.34%) 등이다.
매각 후 승자가 지분 41.75%로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가져가게 된다. 이어 정책금융공사(15.00%), 우리사주조합(7.90%) 등이 주요주주로 남는다.
정책금융공사는 앞으로 10월 예비실사와 11월 본입찰,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등을 거쳐 KAI 매각을 연내에 종료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선 KAI 인수를 위해선 지분금액 9889억원(41.75%, 27일 종가 2만4300원 기준)과 통상적인 프리미엄 30%를 감안할 경우 1조3000억원 가량의 인수대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금동원력 '현대중공업>대한항공'
대한항공이 1조3000억원에 달하는 KAI 인수대금을 마련하려면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불가피해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대한항공은 현금및현금성 자산으로 약 1조2000억원(2분기말 연결기준)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본적 영업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제한다면 추가로 자금을 끌어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2분기말 현재 연결기준 대한항공의 순차입금은 14조원, 부채비율은 829%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비해 현대중공업의 2분기말 현재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4조원 전후이며, 보유현금성 자산은 약 1조원 수준이다.
현대차 지분 매각대금 약 7463억원 유입과 3분기 중 현금 유출을 고려할 때, 9월말 현재 현금 1조5000억원, 순차입금 3조5000억원 전후로 추정된다.
순차입금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 회사의 현금동원 능력을 고려할 때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부채비율 면에서도 현대중공업이 앞선다.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829%에 달하는데 비해 현대중공업은 170% 수준에 그친다.
◇인수 後 시너지 고려해봐도..
KAI 인수 뿐 아니라 인수 이후 투자 여력을 평가하는데 자금력은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한항공이 확실히 불리한 상황인 셈이다.
게다가 일각에선 항공운송업과 제작업을 병행하는 업체가 없다는 점을 들어 대한항공과 KAI의 시너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실제 KAI 주가는 대한항공 단독 입찰 시 부정적 반응을 보인 반면 현대중공업의 예비입찰서 제출 소식이 전해진 직후 시간외거래에서 상한가로 치솟기도 했다.
김대성 현대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항공산업의 특성상 높은 부채비율과 특혜시비 논란에 따른 여론의 부정적인 반응들을 이겨내고 대한항공이 KAI를 인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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