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추석을 보낸 정치권은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에 대한 특검 후보 추천을 둘러싸고 여야가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특검법상 민주통합당이 추천한 특검후보 2명(김형태·이광범) 가운데 한 명을 5일까지 임명해야 하지만 청와대가 3일 "여야의 합의로 재추천을 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난타전이 벌어진 것.
그러자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명백한 특검법 위반으로 민주당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천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는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하게 되어 있는 내곡동사저특검법에 따라 2명의 후보자 중 한 사람을 특검으로 임명해 줄 것을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도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특별검사후보자 추천권을 민주당에서 갖기로 한 것은 명백한 여야 간 개원협상 합의사항"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윤 원내대변인은 "다만 법안 협상 과정에서 구두로 새누리당과 합의가 아닌 협의를 하기로 한 것"이라며 "청와대가 여야 간에 합의가 이뤄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추천을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특검법 위반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연이은 특검 추천 반대 발언이 청와대와 박근혜 후보의 교감에 의한 꼼수가 아니라면 박근혜 후보는 지금이라도 즉각 특검에 대한 입장과 실시의지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박근혜 후보를 겨냥하기도 했다.
반면에 새누리당은 청와대의 특별검사후보 재추천 요구는 당연하다는 모습을 보여 향후 정국이 이 문제를 놓고 격랑에 휩싸일 것이란 전망을 가능케 했다.
신의진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특별검사제도는 수사자체의 공정성을 기대할 수 없거나,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볼 수 없을 때 도입하는 제도"라며 "그래서 공정성과 중립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민주당은 여야 간 원만한 합의를 거치기로 한 합의를 무시하고, 내곡동 특검 후보자를 일방적으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 편파적인 특검 수사가 이뤄질 수 있는 우려가 있는 사람을 선택했다"고 반격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내곡동 특검법'이 위헌소지가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합의처리를 한 것"이라며 "그렇지만 민주당은 이를 악용, 대선을 앞두고 공정하고 중립적이어야 할 특검을 정치적·정략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도를 만천하에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이상일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새누리당이 특검법안 처리에 협조해 준 것은 민주당의 양심을 믿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새누리당과의 원만한 협의를 거쳐 특검 후보자를 추천하겠다고 약속한 걸 믿고서 통 큰 양보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하지만 민주당은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그들 입맛에 맞는 사람, 그래서 편파적인 특검 수사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사람을 특검 후보자로 추천했다"면서 "민주당이 스스로 한 약속을 파기하는 무책임하고 부정직한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인 데 대해 바로 그런 것이'거짓말을 잘하는 민주당 스타일'이라는 비아냥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국민의 눈을 두려워한다면 특검 후보자를 다시 추천해야 한다"며 "그리고 약속을 저버리고 꼼수를 부린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사퇴해야 한다"고 청와대 지원사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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