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딸바보' 이명희 회장 '과도한 자식사랑도 죄(?)'
2012-10-04 19:10:24 2012-10-04 20:37:55
[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유통재벌 총수인 이명희 신세계(004170)그룹 회장. 가히 딸바보라 불릴만한 그의 딸사랑 방식이 공개되면서 `자식사랑의 방식`이 논란되고 있다.
 
이 회장은 자신의 딸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지분 40%를 보유한 신세계SVN의 베이커리사업 매출 성장이 급격히 둔화되자 이 회사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지난 2010년 9월 신세계SVN의 경영실적 회의록을 살펴보자.
 
"7월부터 그룹 지원 등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됐으며, 앞으로 이런 추세가 지속되도록 할 것임"이라는 발언과 함께 '회장님, 대표이사님 그룹 지원 당부'라고 적혀 있다. 
 
다음은 2011년 신세계SVN 담당자의 노트.  '수수료 D&D(데이앤데이) 20.5%  피자 5% 확정(정 부회장님)'이라는 메모가 적혀 있었다. 그해 판매수수료율 결정에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관여했음을 시사하는 정황이다.
  
이처럼 모친과 오빠가 사업을 밀어주고서야 정유경 부사장의 신세계SVN은 정상괘도에 올라설 수 있었다.
 
4일 공정위에 따르면 신세계의 부당지원으로 지난해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점포수는 200여개 줄었으나 신세계SVN만은 매출이 54.1% 늘었다. 피자사업도 중소업체의 매출은 34%나 급감했지만 신세계SVN만은 514%나 급증했다.
 
과도한 가족사랑을 지켜보다 못한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서 `자식사랑`이 지나치다며 간섭하고 나섰다.
 
공정위는 신세계그룹의 이명희 회장과 아들인 정용진 부회장이 딸이자 동생인 정유경 부사장의 신세계SVN에 대한 부당지원을 적발하고 40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재벌의 부당지원 행위와 관련해 총수의 직접적인 개입이 드러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공개되자 신세계는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공정위 발표에 대해 신세계는 "공정위의 결정을 인정하기 어려워 과징금 부과 취소소송을 내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의 딸과 동생에 대한 `사랑의 표현 방법`에 대한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중소기업, 더 나아가 서민들의 밥줄까지 빼앗아 자기 자식과 동생의 배만 불렸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런데도 신세계는 억울하단다.
 
팔은 안으로 굽는 것이고, 대기업의 책무를 나름 열심히하고 있는데 이런 문제에서 만큼은 사회의 시각이 지나치게 편파적이라는 것. 
 
같은 자식사랑이라도 미담이 될 수 없고 중소기업, 서민의 눈물이 될 수밖에 없는 그들만의 사랑법. 언제까지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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