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10월 금통위 금리 인하 유력"
일부선 기업투자심리 위축 우려 동결 의견도
2012-10-05 17:15:20 2012-10-05 17:16:35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오는 11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달에는 2012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새롭게 발표할 예정이어서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은이 지난 달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3%로 동결했지만, 대외여건의 불확실성과 우리나라 경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시장에서는 어느 때보다 인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인 불확실성·QE3 약발 기대 못미쳐
 
5일 한국은행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달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주요 근거는 주요국의 양적완화 정책 시행 여부였다.
 
이후 유럽중앙은행(ECB),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일본중앙은행이 차례로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한은은 실기 비난을 비켜갈 수 있었다. 문제는 선진국의 정책효과가 생각보다 강하게 지속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ECB의 단기국채매입 프로그램(OMT) 발표로 유로존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잠시 수그러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가 구제금융 신청에 미온적 태도를 지속하면서 다시 스페인 불확실성이 부각됐다. 게다가 스페인과 그리스에서 긴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면서 정치적 혼란에 대한 불안감마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역시 경기 호조세가 생각만큼 뚜렷하지 않다. 지난달 3차 양적완화(QE3)를 단행했지만 소비 개선세는 지지부진하고 제조업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QE3의 효과가 실물까지 미치려면 적어도 6개월 이상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에, 미국 내부에서 QE3 회의론마저 나왔다. 여기에 정치권 합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재정절벽 사태를 피하지 못하고 미국 경제가 추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일본도 지난달 양적완화 정책을 꺼내들었지만 반짝 효과만 있었을 뿐 오히려 시장에서는 예상보다 강하지 않다는 실망감만 나타냈다.
 
◇불황형 흑자 지속·얼어붙은 내수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주춤하는 사이 우리 경제도 휘청거리고 있다.
 
자동차와 선박, 철강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위축되면서 수출이 전년 대비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수입은 이보다 큰 폭으로 줄어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제도 장기화하면서 4분기에도 수출 개선 여지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내수 역시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 8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을 망라한 소매업 매출은 40개월 만에 감소했다. 8월 제조업 내수 출하는 전달보다 4.9%나 감소했다. 가계부채 증가율도 여전히 소득 증가속도를 상회하면서 소비여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수출과 내수 모두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2%에도 못미칠 것이라는 암울한 예상까지 들린다.
 
◇애널리스트 "금통위, 금리 인하 유력"
 
때문에 증권가 채권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한은이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김지만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수출증가율의 마이너스 국면이 지속되고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이 늦어지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증대되고 있다”며 “국내외 상황을 고려했을 때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25bp인하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병길 아이엠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측면에서 금리인하 여력이 높아진 반면 경기부진으로 인한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기본적으로 경기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확실해진 만큼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신동수 NH농협증권 연구원도 "주요국 양적완화 정책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부진한 경제지표와 경기부양을 위한 글로벌 정책 공조가 이어지며 금통위 역시 10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투자심리 위축 우려 '신중' 의견도
 
하지만 한은이 신중모드를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 8월과 9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하 효과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기준금리 인하가 오히려 소비심리와 기업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각종 지표들이 소폭 개선되면서 세계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그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ECB와 영국 영란은행의 금리동결 결정 역시 이 흐름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대외여건의 불확실성과 우리나라 경제의 부진 그리고 물가의 하향안정 등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연내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유로존과 미국 상황이 더디게 개선되고 있다”며 “해외여건 개선과 자동차 파업 종료에 따른 생산활동 회복, 국내 고용과 소득여건 개선에 힘입은 국내 소비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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