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국회에서 포털의 여론조작설을 놓고 날선 공방이 오갔다.
9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포털이 막강한 사회적 영향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에 중립적이지 못한 태도를 취한다는 의혹을 강력히 제기했다. 증인으로 참석한 김상헌 NHN 대표와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첫 포문은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이 열었다. 그는 “포털 뉴스서비스를 보면 굵은 글씨로 특정 기사가 강조되곤 하는데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정치 편향성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최근 들어 기사편집을 통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비난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세훈 대표는 “
다음(035720)은 특정한 정당 및 후보를 지지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며 “만약 그렇게 느낀다면 그것은 일부 사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반대 경우도 얼마든지 있고, 특히 미디어다음에서 어떤 기사가 어떤 시간에 올라갔는지 볼 수 있는 ‘뉴스통계’ 기능을 통해 편향적이지 않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주주에 의한 특정 후보 지지 의혹도 제기됐다. 홍지만 새누리당 의원은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트위터 등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안철수 대선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며 “대주주 신분이라는 점에서 이는 다음의 중립성을 크게 훼손시키는 행위”라 지적했다.
하지만 최 대표는 이재웅 창업자의 경영 개입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창업자가 이사회와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지 벌써 5~6년이 됐다”며 “현재는 벤처창업 지원에 몰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투명하게 관리되지 않다는 비판도 있었다.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은 “얼마전 논란이 됐던 ‘안철수 룸싸롱’이나 ‘박근혜 콘돔’의 경우 단어의 특성상 검색할 때 성인인증 절차가 필요하지만 네이버는 그 과정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김상헌
NHN(035420) 대표는 “평소 그런 검색어가 입력되면 성인성 정보에 대한 니즈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미성년자의 접근을 차단하지만 안철수 룸사롱이나 박근혜 콘돔은 시사적 이슈라고 판단해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대부분 언론사들이 여과없이 보도한 단어이기 때문에 미성년자라고 해서 차단한다면 오히려 여론조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검색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이는 내부 가이드라인에 의한 적절한 절차라는 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
이어 그는 “포털 중립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다는 것에 또 한번 책임을 느낀다”며 “검색어 동향에 관해 알 수 있는 ‘네이버 트렌드’를 조만간 오픈하는 한편 좀 더 엄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대표도 “다음 또한 지속적으로 투명성이나 중립성에 대한 세간의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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