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최근 5년간 퇴직한 법제처 고위공직자 중 절반정도가 로펌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나 법제처가 로펌의 로비처로 변질될 위험성에 노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범계 민주통합당의원이 법제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8년 이후 법제처에서 퇴직한 고위직을 포함한 공무원 11명 중 5명이 로펌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010년 퇴직한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법무법인 서울에, 윤장근 전 차장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재취업했다.
또 같은 해 퇴직한 최모 행정사무관은 법무법인 한얼로 영입됐으며, 2011년 퇴직한 홍모 서기관은 법무법인 광장에, 임병수 전 차장은 법무법인 태평양에 취업했다.
◇2008년 이후 대형로펌 연구용역 수주 현황
이와 함께 2008년 이후 법제처가 발주한 연구용역 중 대형로펌이 수주한 건수는 6건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에 따르면, 2008년 법무법인 태평양과 광장, 지평지성이 각각 1건씩 수주했으며, 2010년에는 지평지성 1건, 대륙아주가 1건을 수주했다. 또 올해에는 태평양이 1건을 수주했다. 이들 연구용역 금액은 1500만원~2900만원 사이였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대형 로펌 등이 낮은 용역금액에도 불구하고 법제처 연구용역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입법로비를 위해 법제처를 로비창구로 활용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더욱이 법제처 고위직들이 퇴직 후 대형로펌으로 재취업하는 것은 대형로펌과 법제처의 밀월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입법 활동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법제처 공무원에게는 '공직자윤리법 17조(퇴직공직자의 관련 사기업체 등 취업제한)'를 더욱 엄격히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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