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주택 첫 입주, 전세난 진화 역부족
2012-10-15 13:58:36 2012-10-15 14:00:19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MB정부 최대 역점 사업 중 하나지만 전세대란 등 시장 왜곡을 불러일으킨 원인으로 지적받던 보금자리주택. 우여곡절 끝에 지난 달 강남에서 첫 입주를 시작하며 실제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됐지만 시장에는 전세난 재발 위험만 커지며 서민 주거 안정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
 
지난달 14일 강남지구 912가구는 보금자리주택 중 처음으로 입주를 시작했다. 입주 당시 현장에서는 무주택 설움을 벗게 해준 정부와 LH에 감사패를 전달하는 등 집값 안정과 무주택 서민의 내집마련 희망을 되살리는겠다는 당초 취지에 부합하는 듯 보였다. 또 대규모 입주와 함께 꺼지지 않던 전세난의 불씨마저 진화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 입주는 그들만의 잔치로 끝이 났다. 보금자리지구 밖에서는 전세난 재발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보금자리주택 첫 입주 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3% 올랐다. 같은 기간 수도권 전세값은 0.6% 상승에 머물렀다. 서울은 보금자리주택이 입주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전세값을 끌어올린 것이다.
 
가을 이사철이 도래했지만 시장 전세수요를 충족시켜줄 만큼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9월 주택가격지수를 확인한 결과, 서울 내 중개업자 중 70.9%가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고 대답했다. 올 들어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서초동 ㅂ중개업소는 “서울에 주택이 넘친다고 하는데 주인도 없는 미분양 주택이 전세를 내놓을 수 없다”며 “최근에는 신규입주 아파트도 거의 없고 기존 주택에서 나오는 전세물건으로는 수요를 채우기 힘들다”고 말했다.
 
침체된 건설·부동산 시장과 보금자리주택 공급 여파로 줄어든 민간공급 물량을 보금자리주택으로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1월~10월 서울 입주 아파트는 총 1만5868가구(추정치)이다. 지난 해 같은 기간 2만4319가구에 비해 65%나 급감했다.
 
임대주택연구소 한문도 소장은 “경기 침체와 보금자리주택, 월세선호 트랜드 등 으로 인해 급감한 전세공급분을 보금자리가 채워주지 못해 전세난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며 “12월 서초에서 보금자리 입주(1082가구)가 있지만 이 역시 공급갈증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서초지구 이후 대규모 보금자리지구 입주는 내년 말 위례신도시며 민간 분양분은 2~3년 후에나 입주 가능하다. 서울 주택시장은 장기간 전세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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