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조사를 촉발한 '태광실업 기획세무조사설'이 지난 11일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 열리는 서울중앙지검 국감에서 이번 의혹을 제기한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검찰의 재수사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1일 국세청 국감에서 안 의원은 지난 3월 이뤄진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안원구 전 서울국세청 세원관리국장과의 검찰 대질심문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한 전 청장이 안원구 전 서울국세청 세원관리국장에게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투입될 준비를 하라고 지시한 사실을 인정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안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검찰이 한 전 청장이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불법 개입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한 전 청장을 기소하지 않았다는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검찰은 지난해 4월 한 전 청장을 인사청탁 명목으로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그림 등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을 당시, 한 청장이 태광실업 표적 세무조사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했으나 최종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12일 "자세한 것은 확인해봐야 한다. 한 청장의 업무 지시에 대해 형사처벌조항이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내부적으로 국세청 업무에 청장이 관여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무혐의 처리한 부분에 대해 석연찮은 부분이 있다면 재수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새로운 증언이나 증거자료가 나오지 않는 이상 검찰이 재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은 적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재수사에 착수한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경우 검찰 수사 과정에서 나오지 않은 증언이 나와 재수사에 착수할 수 있었지만, 이번 건의 경우 검찰 조사 과정에서 나온 자료이기 때문에 '판단의 문제'라며 재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 일부에서는 '이 문제를 특검으로 끌고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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