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야권의 대선주자들이 정치혁신을 놓고 상당한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단일화 국면을 둘러싼 양측이 문제의 진단과 해법에 쉽사리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앞서 단일화 조건으로 혁신을 내건 바 있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23일 ▲국회의원 축소 ▲중앙당 및 국고보조금 축소·폐지 등을 주장했다.
안 후보의 정치혁신안에 대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에서는 "안 후보의 정치개혁에 관한 고민은 이해한다"면서도 "제시한 방향과 내용에 대해서는 책임있는 토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물음표를 남겼다.
문 후보가 지난 22일 지역구를 200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를 100석으로 늘리자고 제안한 것은 선거구제 개혁을 통한 지역구도 극복이라는 제도적 접근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기득권의 반발은 예상했던 일"이라면서 "국민과 기성 정치의 괴리를 다시 느꼈다. 국회의원 숫자를 늘리자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유 대변인은 "기성 정치권이 할 일을 해달라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기득권을 지키고자 하는 어떤 모색과도 당당하고 의연하게 맞서 나가겠다"고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안 후보에 대한 지지의 출발이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안 후보의 인식에도 당분간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당 기반이 없는 안 후보의 정치개혁안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냈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자 급조한 인상의 정치쇄신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혹평했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후보도 "거대양당 중심의 특권화된 정당체제가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막고 있는 게 문제지 국회의원 수는 정치무능과 관계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깜짝 놀랐다"면서 "엘리트 정치, 선거 때 모금 파티를 하는 미국식 금권정치가 눈앞에 어른거렸다"고 적었다.
아울러 문 후보 캠프에서 뛰고 있는 이낙연·신경민 의원이 나란히 라디오 프로그램과 인터뷰를 갖고 안 후보의 진단과 해법에 고개를 젓기도 했다.
결국 정치혁신에 대한 응답을 주고받는 것처럼 보였던 양측이 이견을 빚음으로써 단일화 시계는 더욱 흐려진 것으로 보여 향후 전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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