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국민적 열망이 안철수 후보와 함께하고 있다", "국민의 후보", "국민적 합의"..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캠프가 가장 많이 하는 말들로 안 후보의 주요 발언에는 '국민'이 포함돼 있다. 이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과 함께 가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안철수 캠프의 기조와 맞닿아 있다.
하지만 안 후보가 각종 정책과 단일화 등 중요도가 높은 사안과 관련해 발언할 때마다 선택과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안 캠프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 얘기만 나오면 "국민이 단일화 과정을 만들어주시면"이라는 조건을 달아 회피 아닌 회피를 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3일 안 후보의 정치개혁안이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정치권의 반응에 안 후보는 "판단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토론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정치와 모든 정책의 최종목표가 돼야 할 '국민'이 안 후보의 막강한 방어막이 되고 있는 셈이다.
안 후보가 단일화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정책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등 논란에 빠지자 한때 '안철수 현상'이라고 할 정도로 팬덤을 일으키던 사람들은 국민에게 맡기기보단 이제 안 후보의 명확한 정책과 신념이 나와야 하지 않느냐고 비판하고 있다.
국민에게 생각하고 판단할 기회를 주는 것은 옳지만, 상황상 또는 시기상 대답하기 곤란하고 난감한 일에 대해 국민에게 전가하는 형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안철수 측에 국민의 의미에 대해 묻자 안 캠프의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을 바라는 다수의 국민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국민들께서 투표장에 나오셔서 정치를 바꾸고 정권을 바꿀 후보를 선택해 주시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단일화에 대해서는 "선거는 국민의 마음, 뜻과 통하고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으로 기술적으로, 공학적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해서 될 일이 아니다"며 "방향이 맞고 진심이면 (국민이) 알아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정책네트워크 '내일'과 각종 포럼 등 많은 창구를 마련하는 등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안 후보가 누누이 강조하는 '국민'이 안 후보의 뜨뜻미지근한 태도에 등 돌리기 이전에 국민을 위해 분명한 답을 들고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일단 안 후보의 명확한 답은 다음달 10일께 발표할 종합 정책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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