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고객은 잠재적 절도범(?)..아리송한 계산시스템
매장 벗어나기 전 고지가 바람직"
2012-10-26 16:03:57 2012-10-26 18:13:14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 14일 오후 3시쯤 장을 보기 위해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매장을 찾은 주부 김모씨는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승용차 문을 여는 순간 백화점 직원이 자신을 절도범으로 몰았다. 백화점 측의 이상한(?) 계산시스템 때문에 실수를 하게 된 김씨는 억울하고 황당했다. 결국 김씨는 형사고발을 당해 즉결심판에 넘겨졌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모호한 계산시스템 때문에 선량한 시민이 절도범으로 오인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백화점 슈퍼마켓이나 대형마트들은 구입한 물건을 계산하기 전에는 매장 밖으로 나갈 수 없게 통로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계산대가 위치한 공간 외에는 매장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통로가 없는 구조가 보통이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한 롯데 잠실점은 계산대가 위치한 곳 외에도 매장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일반 통로가 총 세곳이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1층 슈퍼마켓 전경.
 
8개의 계산대가 일렬로 위치한 쪽에는 양 옆으로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통로가 각 1개씩 있고 매장 다른 편에는 계산대 옆에 일반 통로가 한곳 더 있다.
 
이 때문에 지하 1층에 위치한 슈퍼마켓과 다른 판매점을 오가며 쇼핑하는 소비자들은 구입한 물건의 결제 여부에 대해 헷갈릴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빵을 파는 매장에서는 바로 결제해야 하지만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물건은 전용 계산대에 가서 결제를 따로 해야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서다.
 
김씨의 경우 양쪽으로 오가며 쇼핑하다가 2만원 가량의 연어 제품의 결제를 누락했다.
 
김씨는 "자신의 실수는 인정하지만 잠실점의 계산시스템상 누구나 비슷한 실수를 할 수 있다"며 "이 같은 계산시스템은 일반 소비자를 잠재적인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백화점측이 폐쇄회로(CC)TV나 감시직원을 통해 계산이 누락된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면 매장을 벗어나기 전에 해당 고객에게 충분히 고지하고 정상적인 계산을 유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화점측은 김씨가 다른 매장을 둘러보고 주차장으로 갈 때까지 그 어떤 제재도 하지 않았다.
 
백화점측에 항의했음에도 결국 즉심에 넘겨진 김씨는 당시 백화점 관계자로부터 "절도혐의가 인정되려면 매장을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백화점측이 김씨가 계산하지 않은 제품을 소지한 채 매장 밖으로 나간다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김씨의 범죄행위 성립을 위해 방치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결국 롯데백화점은 소비자들을 잠재적인 절도범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매장내 계산대 표시가 있음에도 계산을 하지 않고 나간 것은 고객의 책임"이라며 "오는 11월1일 있을 재판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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