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8일 기존 순환출자 회사에 대한 의결권 제한 여부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에서 신규 순환출자 금지 방침은 유지하되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은 빠질 전망이며,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의 의견 충돌이 또 다시 예상된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비공개로 열린 경제 5단체장 간담회에서 순환출자 제한에 관한 입장을 묻는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의 질문에 "기존 순환 출자는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적절하고 앞으로 순환 출자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답했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박 후보는 특히, "기존의 순환출자 의결권을 제한하거나 순환출자분 고리를 끊기 위해서 대규모 비용이 투입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이 비용을 투자로 전환시킬 수 있는 정책을 펴는 게 더 타당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입장은 김 위원장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주말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이 포함된 경제민주화 공약 초안을 박 후보에게 보고했지만, 박 후보는 아직 발표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박 후보는 지난 5일 자신이 최종 결재하지 않은 경제민주화 공약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김 위원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조세제도 개편방향' 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라며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또 일부 안이 박 후보의 기존 입장과 배치된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시각을 달리하면 전혀 문제될 게 없으므로 박 후보가 이해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박 후보가 이날 김 위원장의 주장과 반대로 밝히면서 갈등이 쉽게 가라 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앞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이한구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당무를 거부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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