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오바마 집권 2기를 맞아 미국 경제를 전망하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고용시장과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로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의견과 재정절벽 변수로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이 혼재된 것이다.
◇오바마 2기 향후 4년..경기 회복세 '낙관론'
경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쪽은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이나 의회와 노력과는 무관하게 경제가 스스로 회복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벤 허존 미국 거시경제 정책협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의 자체조절 능력이 불황을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블루칩이코니믹 인디케이터의 조사 결과 앞으로 4년간 일자리가 늘어나고 기업의 생산성은 향상될 것으로 전망됐다.
마크 잔디 무디스 분석가는 미국경제를 "성장 가능성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7~10월까지 매달 평균 17만3000건의 일자리가 늘면서 올 2분기 평균치인 6만6667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고용의 형태가 임시직에서 정규직으로 대거 전환된 점도 미국 경제 낙관론에 힘을 실어 준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7~10월까지 아르바이트가 전체 서비스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2012년 상반기의 평균치인 19%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스투어트 호프먼 PNC파이낸셜서비스 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빠른 속도로 고용이 늘고 있다"며 "그냥 고용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정규직이 많아진 것이기 때문에 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임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리면서 소비자안정지수도 개선됐다.
주요언론의 조사에 따르면 11월 첫주 소비자안정지수는 마이너스 34.4로, 이는 지난 9월 마지막 주 수치인 마이너스 39.6에 비해 크게 호전된 수준이다.
존 캐널리 LPL 파이낸셜 투자 전문가는 "심리학적 관점에서 임시직보다 정규직에서 더 많은 소비행위가 일어난다"며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오바마 집권 2기..처음부터 삐걱대..'회의론'
그러나 소비지출이 늘어도 여전히 부족한 세수가 미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외신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해 GDP(국내총생산)의 32%를 세금으로 벌어들였다. 이는 세금으로만 49%를 거둔 스웨덴이나 독일(45%) 캐나다(38%) 등 유럽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재정적자, 빈곤, 오래된 사회기반 시설 보수 등의 문제에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지출은 줄고 가계의 세금 부담은 늘어나는 '재정절벽' 위기가 내년 1월로 예정돼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이 적절한 방법으로 재정절벽을 피하지 않으면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미국 의회가 세금 수입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간의 주장이 엇갈리는 바람에 합의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협상이 지연되자 지난 8일(현지시간) 스탠다드앤드푸어도 미국이 재정절벽 위기에 빠질 확률은 15%라며 부정적인 전망에 힘을 실어 주었다.
미 외교협회의 로버트 칸 선임연구원은 "협상에 이르기 쉬울 것으로 보는 이들은 이번 사태를 잘못 파악한 것"이라며 "양당의 현격한 입장차를 과소평가했기에 내린 오류"라고 말했다.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는 "미국의 재정절벽 위기는 그랜드 캐년처럼 깊고 심각하다"며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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