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39세 이하 가구주들의 전세 부담이 40~59세 이하 연령층에 비해 더욱 커지고 있다.
전세가 상승폭은 지난해에 비해 비교적 안정됐지만 이미 터무니없이 오른 데다 이들 젊은 연령층의 가계소득 증가 속도는 한없이 더디기 때문이다.
17일 부동산114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과 통계청의 도시 2인 이상 가구 가계소득을 비교 분석한 결과 올 3분기 39세 이하 가구의 가계소득대비 전세가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전체 가계의 소득대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하락했다.
서울 전체 아파트의 가계소득 대비 전세가격은 지난 2011년 5.03배에서 2012년 3분기 4.91배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39세 이하 가구의 경우 같은 기간 4.96배에서 4.99배로 증가하며 전세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진출과 결혼으로 독립하는 젊은 가구의 경우 가계소득 대비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 부담이 커지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가파르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말과 올 3분기의 가계소득 대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39세 이하 가구는 2008년 말 3.98배보다 상승한 4.99배를 기록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게 상승했다.
◇전세가 7000만원 올랐는데 소득은 고작 533원 증가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2008년 말 1억9239만원에서 올 3분기 2억7056만원으로 무려 7000만원 이상 상승한 반면 39세 이하 가구주 가계소득은 증가는 고작 533만원에 그쳤다.
39세 이하 가구의 경우 전세형태의 거주 비중이 높아 전세부담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더 높다.
2010년 통계청의 가구총조사 결과 서울에 거주하는 39세 이하 가구의 전세 거주 비중은 41.8%로 집계됐으나 자가 거주 비중은 19.2%에 불과했다.
또 전체 전세거주가구 중 39세 이하 가구의 비중은 39.3%로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30.9%)에 비해 10% 가까이 높았다.
서울시에서 이들 연령층 10명 중 8명(80%) 이상이 세입자로 거주하고 있고, 40~59세 이하 가구에 비해 가계소득 증가 폭이 낮아 실제 체감하는 전세가 상승 부담은 더욱 큰 게 현실이다.
◇전세가 치고 올라도 아파트 구입은 '언감생심'
전세만으로도 부담을 느끼는 이들 연령층이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은 더 어렵다. 서울의 전세가가 지난해 상승폭 보다는 안정됐지만 체감 온도는 뚝 떨어져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39%상승하며 지난해 10.68%상승에 비해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실제 전세 세입자가 체감하는 전세가격은 그 반대다.
실제 가격 변동과 전세 세입자가 느끼는 가격 변동의 괴리는 2년 주기로 계약이 이루어지는 전세시장 특성을 살피면 확인할 수 있다.
2010년 3분기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2억2898만원에서 2012년 3분기 2억6829만원으로 3931만원이 상승했다.
반면 가계소득은 2년간 전체 평균 501만원, 39세 이하 가구주 가구는 325만원 증가 했다. 절대금액으로 보면 가계소득 상승액에 비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6배~12배 상승한 수치다. 이는 전세세입자가 계약 연장에 따른 부담감을 더 크게 느끼는 이유다.
이 때문에 전세 재계약시 목돈이 들어가는 전세계약보다 일부를 월세로 부담하는 반전세를 선택하는 39세 이하 세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최헌성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재계약을 위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전세가에 비해 39세 이하 가구의 소득은 더디게 증가하고 있어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연령대별 맞춤형 전세 대책과 실제 수치상 나타나는 흐름과 세입자가 체감하는 부담의 괴리를 해결할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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