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싸이월드 개인정보유출, SK컴즈 손배책임 없어"
2012-11-23 11:34:52 2012-11-23 11:36:27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네이트·싸이월드 해킹사건으로 개인정보를 유출 당한 피해자들이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SK컴즈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앞서 지난 4월 구미시법원이 유사 소송에서 피해자인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인 것과 배치되는 판결이어서 상급심의 판단이 주목된다.
 
2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2부(재판장 서창원)는 SK컴즈가 운영 중인 네이트·싸이월드에 대한 해킹으로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를 입었다"며 감모씨 등 피해자 2847명이 SK컴즈, 해킹에 악용된 소프트웨어를 만든 이스트소프트, 관리 책임이 있는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각하 또는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날 재판부는 피해자  2847명이 낸 같은 취지의 5개 사건을 모두 원고패소 판결했다.
 
법원은 SK컴즈가 개인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국내 공개용 알집프로그램을 사용한 것과 해킹 사건으로 인한 손해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SK컴즈가 국내 공개용 알집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이 저작권법 위반 행위에 해당하더라도, 저작권법의 입법취지는 제3자의 해킹으로 인해 개인정보가 유출돼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를 입은 자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며 "SK컴즈의 저작권법 위반행위와 원고들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SK컴즈가 국내 기업용 알집 프로그램을 사용했더라도, 해커는 국내 기업용 알집 프로그램의 업데이트 과정에서도 본래의 다운로드 경로가 아닌 '악성 프로그램 유포지'에서 악성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도록 이스트소프트의 업데이트 웹사이트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SK컴즈의 국내 공개용 알집 프로그램 사용행위와 원고들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법원은 SK컴즈가 기술·관리적 보호조치를 소홀히 한 것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SK컴즈는 해킹 사고 당시 정보통신망법 등 관련 법정에서 정한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를 이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 당시 해커가 사용한 해킹의 수법, 해킹 방지 기술의 한계, 해킹 방지 기술 도입을 위한 경제적 비용 및 그 효용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봤을 때  SK컴즈가 개인정보 유출 방지에 관한 보호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이 사건 해킹 사고를 막지 못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컴퓨터 바이러스나 악성 코드 등을 미리 예방하거나 찾아내 제거하는 업체인 이스트소프트에 대해서도 "이스트소프는 원고들의 개인정보를 수집, 보관하는 주체에 해당하지 않다"며 "원고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을 예견할 수 없었던 이스트소프로서는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손해 발생에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미성년자가 소송 대리인을 선임한 경우나 해킹 당시 네이트·싸이월드의 회원이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등 소송을 제기하기에 부적합한 원고들의 소를 각하했다.
 
지난해 7월 네이트·싸이월드가 해킹을 당하면서 회원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이에 감씨 등 피해자들은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SK컴즈와 이스트소프트 등을 상대로 "1인당 50만원씩 모두 1억6000여만 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한편 지난 4월 구미시법원은 네이트 회원인 유능종 변호사가 SK컴즈를 상대로 낸 같은 취지의 소송에서 "1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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