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23일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적으로 물러나면서 18대 대선 판도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간 양자구도로 재편됐다.
급격한 변화 속에 정치권에선 무엇보다 안 후보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사퇴한 안 후보가 27일부터 시작될 공식 선거전에서 얼마만큼의 적극적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대선 판세는 또 다시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의 전격 사퇴로 충격을 받은 중도층의 표심이 일정 부분 그의 행보에서 좌우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이에 따라 여야 후보 진영의 손익계산도 한층 분주해짐과 동시에 전략 수립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이를 의식한 듯 문 후보는 안 후보의 사퇴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안 후보님과 안 후보님을 지지하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문 후보 선대위도 24일 긴급회의를 소집, 이날 오전 선대위원장단 전원 사퇴를 결정하고 이 같은 뜻을 문 후보에 전달했다.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문 후보와 안 후보의 후보단일화 합의 정신과 새정치선언을 바탕으로 하는 국민연대 방식의 새로운 선대위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가 문 후보 진영에 합류할 수 있는 명분과 공간을 열어준 것이다. 이는 결국 구태세력으로 몰렸던 민주당의 새판짜기로 연결될 것이란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문 후보는 갈등과 잡음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안 후보 지지층을 이끌기 위해 고강도 쇄신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만남에 대해선 "안 후보의 일정과 상황을 배려하고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정신에 따라서 (만남을) 갖게 될 것"이라며 "당장 오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시기의 문제일 뿐, 만남의 필요성에 대해선 부정이 없었다. 다만 회동 과정에 앞서 최대한의 예우를 보이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안 후보 지지층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혹시 있을지 모를 역풍을 우려하는 눈치였다.
곧 성사될 두 사람의 만남이 양 진영 간의 화학적 결합의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의 고민이 한층 깊어진 이유다.
한편 새누리당은 전날 안 후보 사퇴가 민주당과 문 후보의 기득권 벽에 가로 막힌 점을 주장하며 틈새 벌리기에 몰두하는 모양새다. 민주당과 문 후보를 자연스레 구태세력으로 몰면서 안 후보 지지층의 분노를 최대한 이끌어 내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