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직업, 학력, 재산상태까지 모두 속인 채 결혼한 30대 남성이 범죄사실마저 아내에게 거짓말하다 결국 들통나 혼인을 취소당했다.
25일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여성 A씨와 남성 B씨는 지난 2010년 5월 영화 동호회에서 만나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당시 B씨는 A씨에게 자신이 서울의 한 사립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무역회사에 다닌다고 소개했으며, 서울 신림동에 전세를 낀 29평짜리 아파트도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가 상견례까지 마친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결혼식을 올렸고,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혼인신고를 하기 전부터 보험사기 혐의로 기소됐던 B씨가 결국 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것이다. B씨는 아내 A씨에게 '해외에 출장을 간다'고 속였다.
그러나 남편의 여권이 집에 있는것을 발견한 A씨는 경찰과 공항 등에 수소문해 그가 출국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급기야 행방불명 신고를 했다. 남편의 행방을 알아보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알아보던 A씨는 B씨가 무직상태라는 것까지 알게됐다.
A씨는 친척으로부터 B씨가 보험사기혐의로 구치소에 수감된 사실을 뒤늦게 들었다.
B씨의 거짓말 행각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알고보니 B씨는 사립대를 졸업하지도 않았고 무역회사에 근무하지도 않으며, 2억5000만원의 전세보증금으로 마련했다던 신혼집도 사실은 월셋집이었다.
결국 A씨는 혼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고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5부(재판장 이태수)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혼인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와 피고의 혼인을 취소한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남편 B씨에게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5000만원, 결혼비용 등 재산상 손해배상 6700여만원과 가구, 냉장고 등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아내에게 직업, 학력, 신혼집 계약 상태 등을 거짓말하고, 보험사기로 수사를 받고 재판 중인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던 B씨의 행위는 혼인 여부의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망행위로서 '사기로 인해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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