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분열된 진보 진영의 양대 주자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면서 대선에 변수로 작용할지도 관전 포인트. 일단 야권의 맏형인 민주통합당은 “관심 없다”는 냉랭한 반응이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핵심관계자는 29일 기자와 만나 “지금 그쪽에 신경 쓸 겨를이 어디 있느냐”며 “안철수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바쁘고 머리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진보 진영의 상징성은 진보정의당으로 넘어가지 않았느냐”며 “끝까지 가든 말든 관심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대위 관계자 역시 “자진사퇴해 야권을 하나로 만들어준다면 고맙겠지만, 그렇다고 이를 조건으로 테이블에 앉을 생각은 없다”며 “그쪽(통합진보당)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또 심상정 진보정의당 후보의 대선 불출마와 문재인 후보 지지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며 “조직 면에선 여전히 통합진보당이 힘을 발휘할지 모르나 대중성에선 진보정의당이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위치로 올랐다”고 말했다.
험한 말도 튀어나왔다.
한 인사는 4.11 총선을 예시하며 “야권연대에만 집착해 실패한 결과”라며 “더 이상 주고받을 필요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그쪽 집안싸움에 우리가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면서도 “국민이 그토록 등을 돌렸으면 그 이유에 대한 처절한 반성이 선행돼야 하는 것 아니냐. 지금 행태는 막무가내 고집과도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한때 손을 잡고 정책동맹을 결의했던 통합진보당에 이처럼 냉랭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해득실의 측면과도 맞닿아 있다.
종북 논란이 여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인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주한미군, 북핵 등에 있어 급진적 주장을 내세울 경우 결국 표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게 민주당의 분석이다. 이 경우 안철수 지지층의 상당 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중도층을 안는데 부담이 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1% 내외의 지지도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오마이뉴스와 함께 26일과 27일, 이틀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자대결에서 이정희 후보는 0.9%의 지지율을 보였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47.2%,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46.8%의 지지도를 기록해 격차는 불과 0.4%포인트였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양 후보 간 피 말리는 접전이 계속될 경우 1%의 지지도는 승패를 가를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했다. 이른바 1인치 싸움이란 얘기다. 1%를 쥐고 있는 이정희 후보는 중앙선관위가 주최하는 세 차례의 법정 TV토론에도 참석해 박근혜, 문재인 후보와 자웅을 겨룬다. 일단 이 후보 측은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면서도 민주당에 대해선 지적할 부분은 지적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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