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유통기한이 경과된 '도토리묵'이 음식점에서 발견됐더라도 조리의 목적으로 보관하고 있던게 아니라면 영업정지 처분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단독 문보경 판사는 삼겹살 음식점을 운영 중인 정모씨가 '단속 당시 발견된 도토리묵은 업소 메뉴의 조리에 사용되는 재료가 아니다"라며 서울시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낸 영업정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유통기한이 지난 도토리묵이 발견된 정씨의 음식점은 A주식회사와 프랜차이즈 게약을 맺은 가맹점으로 본사에서 제공하는 메뉴만을 판매하는데, 이 음식점의 메뉴인 삼겹살, 갈비탕, 김치찜, 육개장 등 모두 도토리묵이 사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단속 당시 음식점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도토리묵은 판매용이 아니고 직원들이 먹기 위한 것'이라는 항의했으나, 단속 공무원은 유통기한이 경과한 식품을 냉장고에 보관하면 일단 단속대상에 해당한다고 보아 영업정지 처분을 했다"며 "조리·판매의 목적으로 도토리묵을 보관한 것이 아닌데도, 이를 전제로 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정씨의 음식점에서 '거짓 삼겹살을 판매한다'는 인터넷 민원을 받은 강남구청은 지난해 9월 6일 강남구 민관 합동단속반원을 파견해 위생점검을 실시했다. 단속 당시 식품위생감시원은 음식점의 주방 냉장고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도토리묵 한 봉지를 발견했다.
이후 강남구청은 지난해 12월 26일 '유통기한이 경과된 식품을 보관했다'는 이유로 정씨 음식점에 대해 식품위생법 44조에 근거한 영업정지 15일을 부과하는 처분을 했다.
이에 정씨는 "도토리묵은 우리영업소에서 사용되는 원료 내지 완제품이 아니고, 조리 목적으로 보관한 것이 아닌데도 영업정지 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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